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주재원의 재택 근무, 중국인 직원의 유급 휴가를 결정했다. 다른 기업도 조만간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 등 현대차그룹 내 중국 법인들은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이후 주재원들의 재택 근무를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춘제 연휴를 오는 2월 2일까지로 연장했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3일부터 일주일간 주재원들의 재택 근무를 실시한다"며 "같은 기간 중국인 직원의 경우 유급 휴가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적용할 방침이며, 공장 생산라인의 근무 방식은 따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주재원 가족에 대해서는 귀국 지침이 내려졌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가족들은 봄학기 개학일인 2월 17일 전까지 한국에 머물도록 했다"며 "향후 개학 연기 등의 상황을 지켜본 뒤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근무 방침 조정에 나서면서 다른 기업들도 고민에 빠졌다.
삼성 계열사들은 2월 3일부터 정상 출근할 방침이지만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삼성 관계자는 "아직은 바뀐 사항이 없다"면서도 "바이러스 확산 추이 등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전했다.
두산·LG 등은 본사와 중국법인 간 소통 채널을 통해 근무 방침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업종의 특성상 고객과의 대면 업무가 많아 근무 방침 조정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한 한국계 은행 관계자는 "춘제 연휴 이후 많은 고객이 지점에 몰릴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며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지점 폐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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