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될까···中 악성부채 문제 심화 우려도
바이러스의 확산은 소비와 생산을 모두 제한하면서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친다. 과거 200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스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역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로이터 통신은 28일(이하 현지시간) "과거에 비해 중국이 글로벌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커진 탓에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단체여행을 금지하고, 공식 휴일을 늘리면서 인구 이동을 막고 있다. 제조업 공장들의 생산은 물론 국내 이동이 줄어든다면 경제 생산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악성부채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저금리로 돈을 대출해줄 경우 악성부채는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WB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부채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건전한 부채 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안정적인 금융 규제와 감독체계 등으로 부채 증가에 따른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바이러스가 움직이는 시장"···월가의 채권 전망 빗나가
2020년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던 월가의 예상도 빗나갔다. 마켓워치는 27일 신종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미국 국채시장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1.61%까지 낮아지면서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조사한 결과, 2020년 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전망치는 2.03%였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부분적인 무역합의로 채권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신종코로나의 확산까지 이어지면서 채권 가격은 다시 급등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전염병이 통제 불능으로 확산할 경우에는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집중이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 증권의 찰리 맥엘리고트 자산 매크로 전략가는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국채 숏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의 손절매에 나섰다"면서 "이들은 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추가 국채 매입에 들어갔으며, 국채 값 상승은 더 속도를 냈다"라고 지적했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시장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10년과 30년 국채에 상당한 포지션을 추가했다"라고 밝혔다고 CNBC는 27일 전했다. 그는 향후 뉴스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추가로 30bp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8~29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언급할 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 된다. 에드 케온 QMA 수석 투자전략가는 글로벌 변화에도 연준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수준으로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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