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돌입한 손학규...“미래세대에 당 맡기자”

안철수 "당원 뜻 묻자는 제안...孫, 왜 회피하는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8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버티기에 돌입한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에 “미래세대에 당을 맡기자”며 동반 2선 후퇴를 역제안했다.

28일 손 대표는 이날 오후 당대표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을 안 전 의원에게 이양하는 대신 ‘동반자적 관계’를 제안했다. 이번 총선을 세대교체로 규정하고 미래세대에게 당을 맡기면서 함께 2선으로 물러나자는 것이다.

손 대표는 정개개편의 필요성도 언급하면서 “제3지대 중도통합은 기성정치인들의 수명연장을 위한 이합집산이 아니라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를 위한 정계개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전날 안 전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많은 기자, 카메라를 불러놓고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통첩’이 될 것이란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개인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의 비대위 구성 제안 거절’에 대해 “비대위를 구성하고 저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는 손 대표의 제안대로 하셔도 좋고, 다른 제안은 전 당원 투표를 하자는 것이었다”며 “당의 주인이 당원이고 지금 당이 창당된 이래 가장 위기상황이니 이런 때야말로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에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당이 위기상황이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당원들의 뜻을 묻자고 한 제안에 대해 왜 당대표께서 계속 회피를 하시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각에선 바른미래당 창업주인 안 전 의원과 현재 바른미래당을 이끄는 손 대표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안 전 의원이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안 전 의원은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들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내용들을 보고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당권파 의원들과 회동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 부의장을 비롯한 당권파 의원들과 회동 후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