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플리넘(Plenum)이 중국 최대 관광 성수기인 춘제(春節, 음력 설)와 겹쳐 전염병 위기가 발발하면서 중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안길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가 안 그래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을 입은 데다가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발병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플리넘은 우선 중국 당국의 춘제 연휴 연장으로, 공장·기업들의 휴업기간이 늘면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신종 코로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원래 30일까지였던 춘제 연휴를 2월 2일까지 사흘 연장했다.
이밖에 플리넘은 신종 코로나로 교통·운수 업종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춘제 연휴 첫날인 24일 항공·철도 운송량이 전년 동기대비 40% 감소했다. 플리넘은 운송량 감소세가 춘제 연휴 내내 이어질 경우 항공·철도업계 연간 매출의 6.4%, 약 640억 위안(약 10조8000억원)이 증발할 것으로 예측했다.
극장가도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염병 확산 우려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극장같은 밀폐된 공간에 대한 출입을 꺼리면서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춘제 연휴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최소 8편 상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26일 하루 중국 극장가 박스오피스 수입은 181만 위안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억5000만 위안에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제조업도 신종 코로나 타격을 피해 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염병 확산 우려로 기업, 공장들의 휴업 일수가 늘어나면서다. 실제로 상하이 정부가 시내에 소재한 모든 기업에 오는 2월 9일 밤 12시까지 강제적으로 휴업령을 내렸다. 상하이에는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제조기업이 대거 몰려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중국 정부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부채와의 전쟁’ 속 대규모 통화완화는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황이핑(黃益平)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우선은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인 만큼 서비스, 생산, 투자, 수출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실업, 금융재정 악화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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