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확증편향 사로잡힌 검사, '이 잡듯' 수사"…"이미 기울어진 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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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우 기자
입력 2020-01-2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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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도적 수사력 가진 검찰, 10년전 일 기억못한다고 '거짓말' 단정"

  • "설령 거짓말이라 쳐도 '형사사법' 대상이 될 정도로 중대한 일인가"

  • 검찰 "엄정하게 수사했다" 반박

"압도적인 수사력을 가지고 정말로 '이 잡듯이' 뒤졌다. 마치 CCTV를 설치해두고 가족과 피고인의 지난 삶의 전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수사했다. 이미 10년 전 사실인데다가 관련자를 찾기도 어려운, 기울어진 저울 속에서 이 사건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첫 공판에서 정 교수 측 변호인이 한 말이다. 이날 변호인은 검찰이 '확증편향(자신의 판단과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보이고 있다며 "무리한 부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녀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  "10년이 넘은 일의 자료나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그런 사실이 없다'고 검찰은 주장한다"면서 기억과 증거가 희미해져 세부적인 사항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면 '허위'라고 단정 짓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 방식 또한 지적했다. "'(검찰의 주장은) 출석은 했다. 그런데 며칠밖에 안 갔다. 거기서 열심히 했다는데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런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서울대에 간 딸의 사진이 찍혔는데 참석은 했을 뿐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건 학생지도 선생님이 '왜 너 열심히 하지 않았냐'랑 어떤 것이 다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대단한 범죄 중대성이라고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과장"이라고도 지적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딸의 입시에 활용하기 위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과 공주대·단국대 연구 참여, 호텔 인턴 등 7가지 '허위 스펙'을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이 대학 진학 시 '스펙'의 중요성에 일찍 눈을 뜨고, 남편 인맥을 최대한 이용해 자녀 스펙을 만들어 주기로 마음먹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부산 호텔 인턴 경력을 두고는 "고등학생인 딸이 재학 기간 내내 부산호텔에서 실습했다는 것인데 거짓"이라며 "부산 호텔 관계자 중 조민을 본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호텔 인턴 경력이 허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은 이같은 허위 경력을 서울대 의전원 등에 활용해 두 학교의 입시 업무 방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무리한 수사'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모두진술에 앞서 본 사안에 대한 검찰 입장을 전하겠다"면서 "적법 절차를 다른 어떤 사안보다 (엄격히) 지키고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절제된 수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고인이 관련 행위를 일체 부인하는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를 통해 입증된 혐의에 대해서만 신중히 수사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게 된 배경으로 27000건이 넘는 언론 보도와 '조국 수사 촉구' 집회 등을 언급하며 "수많은 수사 촉구 집회가 있었으며 교수 등의 시국선언이 있어 진상 규명을 늦출 수 없었기에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방식을 비판했던 대규모 집회나, 장관 후보자에게 쏟아진 과도한 여론 몰이에 대한 비판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10년전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고 처벌하는 것이 옳으냐"는 반박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 교수에 대한 오는 31일 2차 공판기일이 열린다.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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