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규모를 넘어섰다.
유일한 청정지역이었던 시짱(티베트)자치구에서도 첫 의심 환자가 나오는 등 바이러스 전염 범위가 확대일로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조기 수습 가능성을 언급해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이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5974명으로 전날보다 1459명 늘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규모는 사스 감염자 수를 뛰어넘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002년 11월부터 9개월 동안 중국 내 사스 감염자는 5327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자는 132명으로 전날보다 26명 증가했다. 사스 사망자는 349명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신종 코로나 청정지역이었던 시짱에서도 첫 의심 환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이 환자가 확진자로 판명되면 중국 내 무풍지대는 사라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중국 주요 당국자는 다음달 초부터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과학원 원사인 가오푸(高福)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전날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방역 조치가 효과를 내면서 의심 환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단시일 내에 변곡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오 주임은 "다들 정월 대보름(2월 8일)쯤이면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나 개인적으로도 낙관적"이라며 "이보다 빨리 좋아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면서도 "실험실에서 제조에 성공해도 동물·임상실험을 해야 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호흡기 질병 관련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도 전날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 추세는 전국적 대폭발이라기보다 국부적 폭발로 본다"며 우한의 확진자 수와 기타 지역의 격차가 큰 것을 근거로 들었다.
중 원사는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3~7일 정도이고 최대 14일을 넘지 않는다"며 "춘제 연휴가 연장돼 14일이 넘은 만큼 연휴 뒤 인구 이동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감염자와 비감염자 구분이 가능한 시점이 된 만큼 철저한 방역으로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 원사는 "사스는 5~6개월 동안 지속됐지만 신종 코로나는 그렇게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내 위기감은 여전하다.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2월 2일까지로 연장한 데 이어 상하이·충칭·장쑤성·광둥성 등은 관내 기업들에 연휴를 9일까지 더 연장하라고 통보했다.
중국 교육부와 지방정부 교육 당국들도 초·중·고등학교 개학 시점을 2월 17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인구 유동을 최대한 억제하는게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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