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보건 당국은 이날 성내에 있는 호주인 2명과 파키스탄인 1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외국인이 신종코로나에 걸린 건 처음이다.
이들 중 파키스탄인은 우한(武漢)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으로, 지난 21일 광둥성에 온 뒤 증상을 나타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파키스탄 보건 당국은 “중국 내 파키스탄인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4명”이라며 “많은 자국 유학생이 중국 내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우한에만 500명 이상의 유학생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 외국인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이유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이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뛰어 넘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현재 전국 31개성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6086명, 사망자는 132명이라고 발표했다. 2002년 말 중국 광둥성에서 발병한 사스는 이듬해 7월까지 중국 본토에서 53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0여명이 숨졌다. 신종 코로나가 불과 한 달여 만에 사스 환자 수를 넘어선 것이다. 의심환자는 전날보다 2200여명이 더 늘어난 9239명으로 집계됐다.
중동 지역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이날 확진자가 발생했다. 아시아 외에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에 걸쳐 15개국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오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일 오후 1시 30분에 긴급 위원회를 재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건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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