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는 오비맥주 ‘카스’가 1등을 지키느냐, 하이트진로 ‘테라’가 천하 통일을 하느냐의 분기점을 올해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롯데주류도 전체 맥주 시장 점유율 2%대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3사의 선봉장은 마케팅 임원들이다. 이들은 수천년 전 삼국지의 인물들과 비범함은 닮았지만, 2020년 맥주 대전 승패는 모를 일이다.
◆위나라 조조, 오비맥주의 전무후무한 여성임원
남은자 오비맥주 코어브랜드 부사장은 2014년부터 카스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 필립스전자 등 브랜드 마케터를 거쳐 2007년 오비맥주에 입사했다. 2014년 9월 카스 브랜드 마케팅 부장으로 이동한 후 승진에 승진을 거듭했다. 2015년 2월에 이사, 2016년 10월에 상무, 2018년 7월 전무에 올랐다. “명함을 다 쓰기도 전 승진했다”고 말할 정도다.
카스와 마찬가지로 손꼽히는 이력을 가졌다. 오비맥주 86년 역사상 최초로 내부에서 단계별로 승진한 여성 임원이다. 그룹 내 아시아 지역 마케팅 부문 최고위직 여성이기도 하다.
◆촉나라 하이트진로, 미세먼지를 기회로···제갈공명 전략
하이트진로의 오성택 마케팅 상무는 적자에 허덕이던 맥주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은 ‘제갈공명’이다.
테라의 성공에는 뛰어난 제품력이 물론 뒷받침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 3월 ‘청정 라거’, ‘진짜 탄산’이란 콘셉트가 소비자 뇌리에 박히면서, 초기 시장안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는 수입 맥주 공세로 국산 맥주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맥주 시장의 판세를 뒤집을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한 방’을 위해 출시 직전까지 몇 번이나 바꿨다.
덕분에 테라는 소위 말하는 ‘오픈발’이 지나면 사그라들 것이란 일각의 추측과 달리 1년째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과도한 광고 대신 테슬라(테라+참이슬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 나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 등 소비자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도록 한 것도 자연스러운 마케팅의 하나로 통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후퇴 없다” 점유율 수성, 롯데는 오나라
오나라의 손권은 수성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주류의 상황과 닮았다.
롯데주류의 대표 브랜드는 소주 ‘처음처럼’, 맥주 ‘클라우드’다. 전국구 소주 2위, 맥주 2%대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롯데칠성음료와 시너지를 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다. 오로지 점유율 상승만을 목표로 한다는 얘기다.
이들 브랜드를 이끄는 김윤종 브랜드부문장(상무)도 주종별 차별화 전략 구축에 나섰다.
처음처럼은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소주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낮췄다. 전국구 소주 가운데 주력 제품의 알코올 도수를 16도 대로 낮춘 제품은 처음처럼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브랜드 출시 초기 부드러운 제품 속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흔들어라 캠페인’을 새롭게 다시 내세울 계획이다.
클라우드는 ‘100% 발효원액 그대로, 물 타지 않은 맥주’ 콘셉트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켰던 고급 이미지를 다시 강조한다. 첫 광고모델이었던 배우 전지현과 함께 호흡을 맞춰 제품 속성을 강조한다.
김 상무는 1991년 입사해 롯데주류 마케팅 브랜드 2팀장, 북서울지점장, 마케팅 팀장을 역임했다. 2016년 마케팅 상무로 승진한 이 분야 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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