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과 같은 감염 확대(Pandemic) 현상 해결에 양자 컴퓨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양자 컴퓨터를 국지적인 현상 예측에만 활용할 수 있고 전 세계적인 감염 확대 상황 예측에 활용할 수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로 전 세계 환경을 양자 컴퓨터에 담아 미래를 예측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30일 한국MS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양자 컴퓨터와 '양자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0일 한국MS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양자 컴퓨터와 '양자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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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 최고기술임원 신용녀 박사.[사진=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양자 컴퓨터는 '양자 얽힘'과 '양자 중첩'이라는 미시세계 물리학 원리를 활용해 고도의 군사암호 해독, 사람 같은 진정한 인공지능(AI) 개발, 꿈의 소재 '그래핀' 양산, 새로운 물질 합성 등 현재 슈퍼 컴퓨터 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꿈의 컴퓨터다.
현재 양자 컴퓨터 업계에는 IBM, 구글에 이어 아마존웹서비스(AWS), MS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속속 출사표를 낸 상태다. 양자 컴퓨터 개발, 운영, 유지 등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일반 기업이나 연구소가 양자 컴퓨터를 도입하는 것은 요원하다. 때문에 대규모 IT 기업이 양자 컴퓨터 센터에서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HW)를 관리하고, 기업이나 연구소는 필요할 때 인터넷을 통해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빌려오는 양자 클라우드 사업이 향후 각광받을 것이라는 게 MS를 포함한 글로벌 IT 공룡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MS는 자사 양자 클라우드 '애저 퀀텀(Azure Quantum)'의 핵심 경쟁력으로 개발자 친화를 꼽았다. 양자 컴퓨터 HW만 제공하는 경쟁사와 달리 MS는 2017년 양자 개발언어 '큐샵(Q#)'을 포함한 양자 개발킷을 세계 최대 개발자 사이트 '깃허브'에 공개했다. 기업과 연구소는 이를 활용해 실제 업무에 필요한 양자 컴퓨터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현재 양자 컴퓨터 HW와 SW 개발환경을 함께 제공하는 업체는 MS가 유일하다. 구글은 올해 하반기 자체 개발한 양자 개발언어를 공개할 예정이다. MS에 따르면, 큐샵은 기존 PC 개발언어인 'C'나 AI 개발언어인 '파이썬'과 유사한 구조라 현업 개발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두바이 수전력청은 MS의 협력해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국가 차원의 전체 에너지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양자 클라우드로 실시간 변하는 수요 예측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와 다양한 에너지 자원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한국MS 최고기술임원 신용녀 박사는 "양자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정부와 기업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나 기후 변화 같이 현재 컴퓨터 기술로 예측이 힘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며 "MS는 양자 컴퓨터와 양자 클라우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덴마크 링비 등 전 세계 8개 연구소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아이온큐나 허니웰 같은 상용 양자 컴퓨터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MS 양자 클라우드의 약점으로 자체 기술력 부재를 꼽고 있다. 100여명에 달하는 양자 컴퓨터 개발 인력을 채용해 자체 양자 컴퓨터 HW를 개발 중인 IBM, 구글과 달리 MS와 AWS는 자체 양자 컴퓨터 HW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MS는 이온트랩(상온 양자 채집) 양자 컴퓨터의 대표주자인 아이온큐와 초전도소자(극저온 양자 채집) 양자 컴퓨터로 양자 우위 달성을 코 앞에 두고 있는 허니웰 등의 외부 업체와 협력해 이들의 HW를 클라우드로 제공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신 박사는 "양자 컴퓨터 업계에선 양자 우위 달성못지 않게 계산 결과의 오류를 일으키는 양자 간섭(노이즈) 현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MS는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것보다 양자 간섭을 줄이는데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글의 양자 우위 달성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MS의 양자 클라우드는 국내 기업과 연구진에게 올해 내로 공개되며, 프리뷰 상태라 이용 비용은 MS와 협의가 필요하다. 이온트랩과 초전도소자 양자 컴퓨터 가운데 HW 선택은 아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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