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중국 현지 매체인 매일경제신문이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응급실 간호사 일기다. 그는 광둥성 중산 제3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우한에서 급히 의료진을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해 이곳에 파견됐다.
신문은 이날 이 일기 외에도 다수 의료진의 일기를 공개했다. 모두 중국 다른 지역에서 후베이로 파견된 이들이다. 중국에서는 이들의 일기를 ‘전장 속 일기’라고 부른다. 인력과 의료 물자, 의료 시설이 부족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마치 전쟁터의 용사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우한과 후베이성에서는 매일 수백, 수천에 달하는 새로운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0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 수는 전날 대비 1032건 늘어난 458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37명 늘어난 162명으로 나타났다. 후베이성에서는 전날에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840명, 25명 늘었었다. 이틀 사이 무려 6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런 상황 탓에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곳곳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4~5시간마다 교대 근무를 하고, 의사들은 하루 2~3시간만 잠을 자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한다.
현재 중국 당국은 후베이 일대에만 6000명에 달하는 의료진을 투입했다. 29일 자오야후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국장은 중국 각지 병원에서 보내진 43개팀 5930명의 의료진이 현지에서 의료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상황은 열악하다. 이날 신문이 공개한 후베이성 남방의원 신경외과의 한 간호사 일기에는 “병원에 도착한 당일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끼니를 거르는 것은 물론이고, 무거운 방역복 안에는 생애 처음으로 성인용 기저귀까지 착용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세계 곳곳에서 후베이에 물자 지원··· 中 임시병원 곧 완공
긴박한 상황은 우한시에 건설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환자 전용 야전병원이 내달 초 완공될 때까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우한시 정부는 1000명 이상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응급병원 두 곳을 열흘 이내에 완공한다는 목표로 지난 23일부터 짓기 시작했다. 이 중 하나는 우한 서쪽의 차이뎬 지구에 들어서는 데, 2만5000㎡ 부지에 1~2층 높이의 조립식 블록 20여개로 건설된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창궐했던 2003년, 베이징에서 7000명을 투입해 거대한 '야전병원'을 일주일 만에 만든 경험을 참고한 것이다. 이들 병원이 다음 달 3, 5일 잇달아 문을 열면 부족한 침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계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지난 28일 일본 정부는 마스크와 방역복 등을 대량으로 실은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냈다. 우한과 우호 협력 도시인 일본 오이타시도 마스크 3만개를 전달했으며, 우한을 돕기 위한 개개인의 모금도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200만개의 마스크와 10만벌의 방역복 등 의료 구호물품을 전세기를 통해 제공하기로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가 500만 위안(약 8억5000만원) 규모의 의료용품과 현금 1000만 위안을 기부했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중국 법인을 통해 후베이성 자선총회에 200만 위안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 밖에 호주도 중국에 전용기를 통해 의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호주는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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