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농지 강탈사건' 피해자 대표 등 변호사법 위반 무죄 확정

"변호사 대리해 문서 작성 단정 어렵다"

1960년대에 발생한 '구로농지 강탈 사건'의 피해자 단체 대표 등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로 군용지 명예회복추진위원회(명추위) 대표인 한모(77)씨와 이 단체 간사인 또 다른 한모(7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한씨 등은 2008년∼2013년 농지 강탈 사건 피해자 및 후손 617명을 모집한 뒤 소송을 알선하는 대가로 배상액의 5％를 받기로 했다.

검찰은 한씨 등이 '변호사가 아니면서도 법률 상담·법률 문서 작성'을 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한씨 등의 행위가 회장으로서의 행위였을 뿐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는 아니였다는 것이다. 승소 금액의 5%를 받기로 한 것 역시 소송 진행에 크게 기여한 부분을 고려한 것일 뿐 법률 상담이나 문서작성의 대가가 아니다고 봤다.

대법원도 "변호사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 분배농지 강탈사건은 1961년 박정희정권 당시 구로공단 조성을 명목으로 농민들의 토지를 강제수용한 사건이다. 이후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이 사건을 국가 공권력 남용으로 규정한 뒤 2016년 1월 대법원이 농민들의 승소를 확정하면서 50년만에 최종 승소를 끌어낸 바 있다.
 

1976년 구로공단 항공촬영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