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조2000억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입찰이 이달 말 예정된 가운데, 그 누구보다 초조한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에게 인천공항 T1 면세점은 '아픈 손가락'이다. 2018년 상반기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 못해 주류·담배 매장을 제외하고 모두 철수했다.
알짜 매장인 3곳(향수·화장품, 피혁·패션 및 탑승동)의 운영권을 반납하면서, 롯데면세점은 2019년 1분기 처음으로 40%에서 30%대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반면 2위인 신라면세점은 30%대의 점유율을 보이며 롯데를 맹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당시 T1을 반납하면서 7% 가까이 점유율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이번 T1 면세점 입찰에서 설욕,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2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입찰 전략을 짜고 있다. 더구나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획득 전까지 최근 2년간 면세점 입찰에서 연이어 낙방, 자존심을 구긴 터라 더욱 필사적이다.
이번 인천공항 T1 면세점 입찰심사는 가격평가(입찰가) 40점, 사업제안평가 60점으로 당락이 좌우된다. 물론 최대 변수는 입찰가격이다. 인천공항공사로선 가격 흥행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한령 해빙 무드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면서 업계가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한 차례 사업권을 반납한 만큼 가격도 가격이지만, 사업제안 평가 중 사회공헌 기여도를 통해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착한 기업’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천공항 연고지인 인천 지역에서 활발히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인천 중구 인천자모원과 부평구 갈산 종합사회복지관에 아름인 도서관을 개관했다. 아름인 도서관은 신한카드가 독서 문화 확산과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건강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롯데면세점은 2014년부터 신한카드와 협약을 맺고 롯데면세점 전 지점에서 사용된 마이신한포인트 금액의 5%를 기부금으로 적립, 아름인 도서관을 짓고 있다. 2014년 제주를 시작한 이후 인천 지역 내 첫 개관한 ‘인천자모원 아름인 도서관’은 프로젝트 시작 이래 최초의 한부모시설 지원이란 점에서도 차별화 된다.
롯데면세점은 또 같은달 중순 인천지역 미혼모 가정의 주거환경 개선과 다문화가정 아동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한 기부금 8000만원을 사단법인 함께하는한숲재단에 전달했다. 기부금은 인천지역 거주 미혼모 10명의 가정에 청소, 도배 및 장판 교체비로 쓰였고 자녀의 공부방 개선을 위한 가구 및 수납비품 등에도 쓰였다.
또한 롯데면세점은 인천지역 아동이 있는 다문화가정 및 탈북 가정 240명을 대상으로 ‘한국 역사기행 프로그램(같이 여행)’도 총 6회에 걸쳐 1년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첫 행사에는 인천 지역 고려인 아동·청소년 가정 40명이 서울 서대문형무소·통인시장·한복체험·경복궁 등을 관람했고, 향후 5회에 걸쳐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말엔 인천 지역 다문화 취업교육 지원사업 후원금 4800만원을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도 전달했다. 후원금은 관광통역안내사의 꿈이 있는 인천 지역 중국 및 베트남 다문화 가정 20여명에게 지원된다. 이들은 내년 2월부터 관광통역안내사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롯데면세점은 인천 보라매 아동센터에 학용품 세트 지원 등 인천 지역 현안과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꾸준히 후원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2018년 한 차례 철수 후 인천공항 재입성을 위해 인천공항지점장을 교체하는 등 인천공항공사와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 유지에 역점을 둬왔다”면서 “특히 공항 내 매출이 가장 높은 향수·화장품 매장인 DF2구역을 탈환하기 위해 신라면세점과 경합이 예상되는 만큼, 그간 꾸준히 해온 사회공헌 사업이 막판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인천공항 T1 면세점 입찰 사업제안서 및 가격입찰서 제출 마감은 오는 27일 오후 4시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권별로 평가를 거쳐 최고 득점을 기록한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협상해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계약자가 관세청으로부터 특허심사 승인을 받으면 최종 운영사업자로 확정된다. 확정된 사업자는 오는 9월부터 영업을 시작, 5년간 특허권을 확보하며 한 차례 연장해 최장 10년간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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