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오전 11시 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브리핑을 개최하고, 확진자 현황 및 중간조사 경과 등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총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일본을 거쳐온 12번 확진자가 증상 후에도 KTX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2번 확진자는 부천에 거주하는 48세 남자 중국인으로, 업무상(관광 가이드) 일본체류 후 지난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일본의 확진자로부터 검사를 권유받아 의료기관에 방문한 결과, 1일 확진이 판정돼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귀국 후 2주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다.
문제는 12번 확진자가 증상 발현 후 의료기관과 음식점, KTX, 대중교통, 극장 등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방문한 지역만 서울‧부천‧인천‧강릉‧수원‧군포 등 6곳이다.
12번 확진자의 동선을 보면 지난 20일 서울 남대문 쇼핑 후 경기도 부천시 소재 극장(CGV 부천역점)에서 영화를 관람(8층 5관, 19:20 백두산, 좌석번호 E5~6)했다. 21일에는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해 인천출입국사무소와 인천시 남구 소재 친구집에 방문했다.
22일에는 부천시 약국을 방문 후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서울역에 있는 편의점 등을 이용했으며, 오전 11시 01분 KTX를 이용해 12시 59분 강릉에 도착했다. 오후 강릉시 소재 음식점과 커피숍, 숙소(썬크루즈리조트) 등을 이용했다.
23일 강릉역에서 오후 12시 30분 출발하는 KTX를 이용해 서울역에 도착했다. 이후 지하철로 부천시 소재 의료기관(부천속내과)을 방문했다. 24일에는 지하철을 이용해 수원역으로 이동했으며, 택시로 수원 소재 친척집을 방문하고 버스로 군포 소재 친척집을 방문했다.
25일 군포 친척집에서 택시로 군포 소재 의료기관(더건강한내과)을 방문했고 진료 후 군포 소재 약국(현대약국)을 방문한 뒤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했다. 26일 CGV 부천역점에서 영화 관람(8층 4관, 17:30 남산의부장들, 좌석번호 E13~14)을 했으며, 27일에는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해 서울시 중구 소재 음식점을 방문했다.
28일에는 부천시 소재 의료기관(부천속내과)과 약국(서전약국)을 방문했다. 29일에는 종일 집에 머물렀으며, 30일 택시를 이용해 10시경 부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오후에는 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병원을 방문해 오후 5시부터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31일에는 종일 집에 머물렀으며, 1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고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따라 12번 확진자로 인한 2‧3‧4차 줄줄이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12번 확진자가 중국 국적이며, 일본에서 입국해 전수조사 대상자에서 배제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12번 확진자는 국적이 중국이다 보니 일본이 접촉자 통보를 중국으로 한 상태였다”며 “환자로부터 신고를 받고 일본에 접촉자가 맞냐고 물어봐 명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출국정보를 보고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적(국가연락관)에 통보하다 보니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에 대해서 세세하게 파악하고 통보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12번 확진자가 방문한 의료기관에서도 12번 확진자가 일본에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되고 호흡기 증상보다 근육통 증상을 보여 특별히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당국이 관리감독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은 그렇게 두렵지 않지만 12번 확진자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사례는 아마 지역사회감염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12번 확진자의 접촉자를 138명으로 규정했는데, 오랜 기간 동안 광범위한 지역을 돌아다녔을 때 노출자를 확실히 가려내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12번 확진자의 동선을 모두 공개해 이 시간대에 접촉했을 것으로 확인되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접수를 하고 정부가 감시를 결정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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