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결국 '빨간불' 들어온 한국 기업들, 중국 부품·소재 조달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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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김지윤 기자
입력 2020-02-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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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장기화 우려에 기업마다 상황 예의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지난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강원 강릉역에서 2일 마스크를 쓴 탑승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춘제(중국의 설) 휴가기간을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연장함에 따라 기업들의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서다. 기업들은 현지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까지 연휴 연장··· 공장 가동 지연 속출

2일 중국 현지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시와 장쑤성, 광둥성 등 최소 16개 성과 직할시가 기업들의 연휴 기간을 오는 9일까지로 연장했다. 베이징시 정부도 지난주 금요일 기업들에 이 같은 내용을 통지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진원지인 후베이성 인근 지역만 춘제 연휴 연장을 발표했지만, 사태가 악화하면서 연장 지역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SK종합화학, SK이노베이션,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포스코 등이다. 해당 기업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소 인력으로 공장을 가동해 왔지만 가동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우선 삼성전자는 쑤저우 가전공장을 8일까지 가동 중단한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도 베이징시 정부 방침에 따라 공장 가동중단을 연장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 배터리 조립공장 생산라인을 오는 9일까지 정지한다. SK이노베이션 중국 옌청 배터리 공장도 건설 일정을 늦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생산 재개 일정을 늦추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비해 지난달 29일 공장 정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부품·소재 가동중단 피해 막대··· 국내 차 업계 '발등에 불'

다만 공장 가동 중단 시 피해가 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공장의 경우 대부분 정상 가동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 등 반도체 생산라인은 춘제 연휴에도 최소 인력으로 가동됐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쑤저우를 비롯한 모든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도 옌타이 모듈 공장 외에는 모두 정상 가동 중이다. LG화학과 SK종합화학은 각각 난징 배터리 공장과 우한 정유화학 공장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들의 부품·소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전후방 공급망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자동차 업계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주요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전선 부품)' 재고가 이번 주 중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번 주말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의 특근을 철회하는 등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일부 차종은 이번 주에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공급업체가 9일까지 운영을 중단한다"며 "장기화할 경우 동남아 등 대체기업이 거론되지만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은 "와이어링 하니스는 최근 중국 기업들이 기술도 좋아지고,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되지만 이 같은 사태에 대비해 부품기업을 국가별로 분리해 복수의 업체로 두는 것이 좋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관리나 물류비용 상승 등을 우려해 한 지역에만 공급망을 두면서 수급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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