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아픔을 다룬 창작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진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비극적인 근현대사 속에서 거친 세월을 보낸 세 남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국민 드라마’로 꼽히는 동명 드라마(1991)가 원작이다.
작품은 일제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10년의 격변기를 다룬다. 일본군 위안부 ‘윤여옥’과 조선인 학도병 ‘최대치’, 군의관으로 전쟁에 끌려온 ‘장하림’ 세 남녀 삶을 통해 아픈 역사를 돌아본다.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을 무대 위에 올리는 이유는 분명했다. 노우성 연출은 “이런 비극이 이 땅에서 다시는 벌어지면 안 된다”며 “이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목놓아 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제작사 수키컴퍼니가 제작한 ‘여명의 눈동자’는 지난해 3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초연했다. 당시 개막 직전 투자사기 등으로 어려움에 빠졌고, 무대 세트를 최소화해 관객과 만났다. 공연장을 가로지르는 런웨이 형식으로 무대를 꾸미고, 객석 일부를 무대 위에 올렸다. 이런 새로운 시도는 예상 밖 호응을 얻었다.
재공연장은 국내 최대 규모인 3000석을 갖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극장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경사 무대를 설치하고, 화려한 무대 디자인 대신 철조망 덩굴과 녹슨 난간 등으로 작품 서사를 담았다.
노우성 연출은 “초연 때와 극 구조나 공연 콘셉트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관객과 잘 소통했던 초연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극장에도 가져갈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초연에 이어 재공연에서도 주인공 윤여옥 역을 맡은 김지현은 “운명처럼 거절할 수도 없고 피해갈 수 없는 작품이다”며 애착을 보였다.
김지현 외에 박정아·최우리가 윤여옥 역에 캐스팅됐다. 최대치 역은 테이·온주완·오창석, 장하림 역은 마이클 리·이경수가 맡는다. 공연은 오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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