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중국 상해지수는 3000선이 붕괴된 데 이어 2700선까지 밀렸고, 홍콩 항셍지수도 2만8000포인트가 무너졌다. 중국 경제와 밀접한 우리나라 증시도 휘청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장중 2100포인트가 깨졌다.
◆중국 경제 크건 작건 타격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발병으로 중국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빠르게 확산 중인 바이러스로 인해 일부 지역은 통제됐으며 춘절 연휴가 연장되는 등 생산성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심리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사망자 수는 이미 사스를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일 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사스 당시 중국에서는 5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중국 정부는 춘절 연휴를 연장하며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후베이성은 춘절 연휴를 오는 13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으며 상하이와 광둥성, 장쑤성을 비롯한 16개 성 및 직할시가 연휴 기간을 9일까지 연장했다. 이는 곧 중국 내 생산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한정숙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기 측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소비, 투자, 생산 등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 지속 기간에 따라 1분기 GDP 쇼크 발생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이번 춘절 연휴 휴장으로 우한 폐렴의 여파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먼저 충격을 가했다”며 “중국도 이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2003년 사스 발병 당시 및 현재 중국 경제 여건’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 전개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확산이 장기화되면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우일까? 사스 사태 돌이켜보면
금융투자업계는 2002년 사스 사태와 비교해 봤을 때 오는 2월 이후부터 중국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스보다 신종 코로나 전파속도가 빠르지만 치사율이 낮고, 중국 및 각국 정부의 조치도 한층 더 강력히 이뤄지고 있어서다.
사스는 2002년 12월 16일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어 2003년 3월 초에는 중국 전역과 해외로 확산됐으며 5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6월 이후 사태가 종료됐다. 증시도 등락을 반복했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2003년 4월에 간헐적으로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에 사스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증시가 회복됐다”며 “결론적으로 사스 시기와 비교해보면 이번 우한 폐렴이 경기 및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2년 12월 23일 1430포인트이던 상해종합지수는 2003년 1월 3일 1319포인트까지 밀렸다. 하락률은 7.8%에 달한다. 하지만 증시는 3월 중순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4월 중순에는 1600포인트까지 올랐다. 이후 1600선을 고점으로 횡보를 거듭하며 점차 상승세로 전환했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염병 이슈는 사스와 메르스 등 과거 사례로 볼 때 발병 후 두 달 뒤 정점에 도달해왔다”며 “정점으로 2월 말을 예상하고 있어 증시 조정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20여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성숙해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스 당시와 현재 중국 경제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 및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 대비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시장이 2014년 이후 내수시장 중심으로 바뀌면서 사람 간 접촉이 없는 비대면 사업이 일부 지표를 지탱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분기 중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 불확실성과 당국의 정책에 따라 변동성장세가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2분기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중국 본토 증시의 투자매력이 기술주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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