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말이 들리지 않냐, 귀가나 해라”​…고압적인 판사 여전

연로해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소송당사자에게 “내말이 들리지 않냐. 귀가나 해라”라며 망신과 면박을 주는 등 판사들의 막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3일 2019년도 법관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법관평가는 1965명의 변호사가 1만6228건의 평가를 진행해 5건 이상 평가를 받은 1047명의 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수법관은 7명, 하위법관은 5명 나왔는데 각각 평균점수는 96.83점, 57.24점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점수는 80.42점 이었다.

변호사들이 뽑은 하위법관들은 조정을 강권하거나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Δ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조정 강권 Δ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재판 Δ진행소송대리인, 당사자, 증인에 대한 고압적인 언행Δ 예단과 선입견을 드러냄 Δ예의 없는 언행으로 망신, 면박을 줬다는 이유로 하위법관에 선정됐다.

구체적인 언행으로는 집행유예에 항소한 피고인에게 "1심 형량이 적은 거냐? 실형을 선고해야 하냐"고 말하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은 소송 당사자에게 "내 말이 들리지 않냐"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법관으로서 가진 지위와 힘을 이용해 소송대상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시키기도 했다.

조정에 응할 것을 강요하고, 소송이 잘못된 것 아니냐며 기각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 소송 상대방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도록 한 사례가 있었다.

또 양측 소송 당사자가 모두 조정을 원치 않는데도 "그러면 추정(다음 기일을 정하지 않는 것)시켜 놓고 사건 처박아 놓아야지"라고 말해 결국 조정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우수법관에는 Δ백상빈 수원지법 판사 Δ우인성 여주지원 부장판사 Δ유헌종 서울고법 고법판사 Δ이고은 서울남부지법 판사Δ이창열 수원지법 부장판사 Δ정상규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Δ최유신 서울서부지법 판사 등 7명이 선정됐다.

이중에서도 최 판사가 가장 높은 99.2점을 받았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이들은 “충실한 심리와 어느 일방에 치우치거나 예단을 드러내지 않는 공정한 재판진행, 충분한 입증기회 제공, 합리적이고 상세한 설명, 경청과 공감, 높은 사건 이해도 등을 보여 우수법관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서울변회는 이러한 평가 결과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