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2015년=100)로 작년 같은 때보다 1.5% 상승했다. 2018년 11월(2.0%)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물가 상승률이 1%를 넘어선 것은 2018년 12월(1.3%) 이후 13개월 만이다. 작년 9월(-0.4%)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10월(0.0%), 11월(0.2%), 12월(0.7%) 등 회복세를 보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작년 폭염에 따른 지난해 농산물 기저효과가 끝났고, 작황 악화로 채소류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국제 유가도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산물 중 채소류 물가는 15.8% 상승했고, 석유류는 12.4% 올랐다.
하지만 실제 내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1%를 밑돌았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0.8% 올랐다.
지난해 불거졌던 디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서는 "통계 당국 입장에서 우려한 적은 없었다"며 "0%대 저물가가 계속된 것은 2018년 고물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정책효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소비가 침체하면 저물가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소비가 위축되면서 그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안 심의관은 "신종 코로나 전개 상황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메르스 때는 전체 물가보다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이 있었으며 한 분기 정도 하락했다가 사태 종료 후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460개 품목 가운데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바탕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2.1% 상승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작성한 신선식품지수는 4.1% 올랐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2% 상승했다.
품목 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2.3%, 전기·수도·가스는 1.5% 각각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0.8% 상승했다. 외식 등을 포함한 개인서비스는 1.7% 올랐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위험 요인을 모니터링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