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우한국제패션센터의 한국관인 ‘더 플레이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감염 의심 장소로 추정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16명 중 4명이 이곳에서 일했거나 다녀간 사람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우한 교민 701명을 대상으로 더 플레스와의 연관성을 아직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더 플레이스를 감염 의심 장소로 지목해놓고도 더 플레이스를 방문하거나 일했을 확률이 높았을 교민들에게 역학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이다.
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더 플레이스와 관련해 의심환자 신고가 들어온 건은 없으며 교민 중에 더 플레이스에 근무하거나 방문하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건당국은 전날 7번 확진자(28세‧남성‧한국인)와 8번 확진자(62세‧여성‧한국인)는 더 플레이스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이며, 이들은 지난달 23일 동일한 비행기로 입국했다고 전했다. 3번 확진자(54세‧남성‧한국인) 역시 이곳에 방문‧근무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15번 확진자(43세‧남성‧한국인)는 더 플레이스 4층에서 매장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당시 보건당국은 “더 플레이스에서 감염됐을 환자가 추가로 있을 것으로 보고 해당 장소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보건당국이 현지의 유력한 감염 의심지를 지목한 상황에서 해당 장소와 연관 가능성이 가장 높이 점쳐지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교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기 때문에 아직까진 더 플레이스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설연휴를 앞두고 더 플레이스 한국인 상인의 상당수가 연휴 전 국내로 입국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현재 이들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 플레이스 관계자 A씨는 “초기엔 70여명 정도의 한국 상인들이 (더 플레이스에) 들어왔는데 현재는 50여명 정도 된다”며 “명절을 앞두고 대부분 개별적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매장 관리자들 중에는 교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사업자 등록 등을 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귀국한 한국인 상인들이 (입국당시) 스스로 밝히지 않은 이상, 더 플레이스에서 매장을 운영했거나 근무했던 것을 확인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한국제패션센터는 중국 민간 대기업 푸싱그룹이 지난해 9월 25일 공식 오픈한 패션몰로 감염증 발원지로 지목된 우한 화난수산시장과는 자동차로 불과 15분 거리다. A∼D관의 4개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 총면적은 약 57만제곱미터(㎡)이다. 그중 더 플레이스는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으며, B동(약 6.5만㎡) 1‧2‧3‧4‧5층에 한국 브랜드 200여개가 입점해 있다.
특히 더 플레이스는 동대문에서 오랫동안 일한 의류 도소매상이나 디자이너들이 입점해 있어 ‘우한의 동대문’으로 불리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더 플레이스 매장 제품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디자인되고 중국에서 생산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우한까지 총 소요시간은 보통 3~4일 정도이며 매장마다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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