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지난해 한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자동차가 SAP의 클라우드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핵심 데이터베이스(DB)를 클라우드로 전환한 첫 사례다. 현재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국내 5대 기업의 80%가 SAP의 차세대 ERP를 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오는 3월에 취임 2주년을 맞는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가 있다. 그는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IBM 등 경영·컨설팅, IT 분야에서 30여년의 경력을 갖춘 디지털 전환 전문가다. 이 대표가 취임한 2018년 SAP코리아는 매출 3917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 매출은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ERP뿐만 아니라 SAP가 수년에 걸쳐 인수한 아리바(B2B 구매조달), 석세스팩터스(인사관리), 컨커(경비지출관리), 퀄트릭스(경험관리) 등 글로벌 1위 소프트웨어들을 통해서다.
또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손잡고 SAP 플랫폼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도 개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같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3월이면 SAP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지 2년이다. 소회는?
“SAP라는 기업이 한국에서 ERP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업이자 디지털 전환의 파트너로 인식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특히 지난해 7월 ‘SAP 이그제큐티브 서밋’과 같은 대규모 콘퍼런스를 열어 국내 대표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들을 초청, 우리의 서비스를 알리고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면서 SAP가 B2B(기업간 거래) SaaS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각인됐다.”
-SAP는 최근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AP는 지난 10년간 약 60조원을 들여 전 세계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1위 업체들을 인수했고, ERP와 S/4하나와 같은 여러 솔루션을 SaaS로 전환했다. 이 SaaS 시장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 SAP 글로벌 매출의 절반이 SaaS에서 나올 정도다. 한국도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세가 상당히 높다.”
-한국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에 관심이 있는 편인가.
“한국 기업들은 2017년에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를 직접 사지 않고 빌려쓰면 어떨까?’하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에는 기업의 업무를 혁신하는 SaaS 도입이 주요 어젠다가 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이 SaaS 상품을 많이 구매했다. 성장률을 보면 최대 세 자리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이 2018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국내 중소·중견 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할 것 같다.
“한국 기업들은 대기업이나 중소, 중견 기업에 관계없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생각은 다 갖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직접 회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설계할 인력이나 비용 등이 부족하다. SAP의 솔루션은 이들에게 ‘종합선물세트’가 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니, 사용하는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과거에 설치 형태의 서비스 방식보다 저렴하고, 업데이트도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SAP SaaS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SAP가 인수한 아리바(B2B 구매조달), 석세스팩터스(인사관리), 컨커(경비지출관리), 퀄트릭스(경험관리)는 각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들이다. 이 같이 종합적으로 기업용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은 없다. SAP는 지난 7~8년 사이에 많은 M&A를 통해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화해왔고, 이미 B2B 시장의 강자가 됐다.”
-올해 중점을 둘 사업 부문이 있다면.
“첫 번째 전략은 올해도 클라우드 기반의 S/4하나로 디지털 전환의 파트너로 자리를 잡는 것이다. 기존 ERP를 쓰는 고객이 차세대 ERP인 S/4하나로 업그레이드할 때, SAP의 모든 서비스가 들어가고,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할 수 있는 PaaS(서비스형 플랫폼)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해 완성도 있는 디지털 전환을 도울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손잡고 SAP 플랫폼 내에서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웹케시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첫 시작이다. 웹케시는 SAP ERP를 사용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합자금관리솔루션 ‘인하우스뱅크’를 개발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처럼 파트너사들이 SAP 플랫폼 내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조성할 것이다.”
-최근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SAP의 국내 사업에 미칠 영향은.
“데이터 3법 통과로 금융과 의료 부문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분명 기회다. 특히 금융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소프트웨어 준비 정도는 문제없다. SAP는 GDPR(유럽 일반 개인정보보호법)도 선제적으로 잘 준비해왔고, 나라별로 변화하는 법·제도 문제도 오랫동안 잘 대응해왔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이 규제가 심한 편인가.
“미국과 비교했을 때 규제가 심한 건 사실이다. 아태지역만 놓고 봐도 규제가 세다.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인식은 좋아졌으나, 금융이나 공공 부문의 규제는 더 풀려야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 AI(인공지능)와 5G가 화두였다. AI, 5G 시대엔 SAP에게 어떤 기회가 오나.
“AI, 5G와 같은 신기술을 응용해 SaaS 솔루션들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SAP는 디지털 혁신 플랫폼인 ‘SAP 레오나르도’가 있는데,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과 같은 신기술을 우리의 주력 솔루션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2018년 3월 1일 SAP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이성열 대표는 경영·컨설팅, IT 분야에서 30여년 경력을 갖춘 디지털 변혁 전문가로 손꼽힌다. 국내 유수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1990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컨설팅을 시작해 IBM BCS(Business Consulting Services) 한국법인 대표를 거쳐, 2008년 IBM 뉴욕 본사에서 글로벌 전기·전자산업부문 총괄 리더로 근무했다. 이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IBM GBS 대표를 역임했고, SAP코리아에 합류하기 전엔 AT커니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했다.
이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 마이애미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저서로는 <4차 산업혁명 환경 하의 디지털 경영혁신> <기업은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등이 있다.
그 중심에는 오는 3월에 취임 2주년을 맞는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가 있다. 그는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IBM 등 경영·컨설팅, IT 분야에서 30여년의 경력을 갖춘 디지털 전환 전문가다. 이 대표가 취임한 2018년 SAP코리아는 매출 3917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 매출은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ERP뿐만 아니라 SAP가 수년에 걸쳐 인수한 아리바(B2B 구매조달), 석세스팩터스(인사관리), 컨커(경비지출관리), 퀄트릭스(경험관리) 등 글로벌 1위 소프트웨어들을 통해서다.
또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손잡고 SAP 플랫폼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도 개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같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SAP라는 기업이 한국에서 ERP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업이자 디지털 전환의 파트너로 인식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특히 지난해 7월 ‘SAP 이그제큐티브 서밋’과 같은 대규모 콘퍼런스를 열어 국내 대표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들을 초청, 우리의 서비스를 알리고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면서 SAP가 B2B(기업간 거래) SaaS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각인됐다.”
-SAP는 최근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AP는 지난 10년간 약 60조원을 들여 전 세계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1위 업체들을 인수했고, ERP와 S/4하나와 같은 여러 솔루션을 SaaS로 전환했다. 이 SaaS 시장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 SAP 글로벌 매출의 절반이 SaaS에서 나올 정도다. 한국도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세가 상당히 높다.”
-한국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에 관심이 있는 편인가.
“한국 기업들은 2017년에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를 직접 사지 않고 빌려쓰면 어떨까?’하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에는 기업의 업무를 혁신하는 SaaS 도입이 주요 어젠다가 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이 SaaS 상품을 많이 구매했다. 성장률을 보면 최대 세 자리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이 2018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국내 중소·중견 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할 것 같다.
“한국 기업들은 대기업이나 중소, 중견 기업에 관계없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생각은 다 갖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직접 회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설계할 인력이나 비용 등이 부족하다. SAP의 솔루션은 이들에게 ‘종합선물세트’가 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니, 사용하는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과거에 설치 형태의 서비스 방식보다 저렴하고, 업데이트도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SAP가 인수한 아리바(B2B 구매조달), 석세스팩터스(인사관리), 컨커(경비지출관리), 퀄트릭스(경험관리)는 각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들이다. 이 같이 종합적으로 기업용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은 없다. SAP는 지난 7~8년 사이에 많은 M&A를 통해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화해왔고, 이미 B2B 시장의 강자가 됐다.”
-올해 중점을 둘 사업 부문이 있다면.
“첫 번째 전략은 올해도 클라우드 기반의 S/4하나로 디지털 전환의 파트너로 자리를 잡는 것이다. 기존 ERP를 쓰는 고객이 차세대 ERP인 S/4하나로 업그레이드할 때, SAP의 모든 서비스가 들어가고,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할 수 있는 PaaS(서비스형 플랫폼)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해 완성도 있는 디지털 전환을 도울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손잡고 SAP 플랫폼 내에서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웹케시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첫 시작이다. 웹케시는 SAP ERP를 사용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합자금관리솔루션 ‘인하우스뱅크’를 개발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처럼 파트너사들이 SAP 플랫폼 내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조성할 것이다.”
-최근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SAP의 국내 사업에 미칠 영향은.
“데이터 3법 통과로 금융과 의료 부문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분명 기회다. 특히 금융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소프트웨어 준비 정도는 문제없다. SAP는 GDPR(유럽 일반 개인정보보호법)도 선제적으로 잘 준비해왔고, 나라별로 변화하는 법·제도 문제도 오랫동안 잘 대응해왔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이 규제가 심한 편인가.
“미국과 비교했을 때 규제가 심한 건 사실이다. 아태지역만 놓고 봐도 규제가 세다.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인식은 좋아졌으나, 금융이나 공공 부문의 규제는 더 풀려야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 AI(인공지능)와 5G가 화두였다. AI, 5G 시대엔 SAP에게 어떤 기회가 오나.
“AI, 5G와 같은 신기술을 응용해 SaaS 솔루션들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SAP는 디지털 혁신 플랫폼인 ‘SAP 레오나르도’가 있는데,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과 같은 신기술을 우리의 주력 솔루션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2018년 3월 1일 SAP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이성열 대표는 경영·컨설팅, IT 분야에서 30여년 경력을 갖춘 디지털 변혁 전문가로 손꼽힌다. 국내 유수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1990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컨설팅을 시작해 IBM BCS(Business Consulting Services) 한국법인 대표를 거쳐, 2008년 IBM 뉴욕 본사에서 글로벌 전기·전자산업부문 총괄 리더로 근무했다. 이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IBM GBS 대표를 역임했고, SAP코리아에 합류하기 전엔 AT커니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했다.
이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 마이애미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저서로는 <4차 산업혁명 환경 하의 디지털 경영혁신> <기업은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등이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