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골병 드는 홍콩·마카오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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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2-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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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2019년 경제성장률 -1.2%…10년 만에 역성장

  • 2020년 홍콩 전망 '먹구름'...신종 코로나 등 삼중고

  • 마카오 경제도 타격 불가피...카지노 2주간 문 닫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가 글로벌 경제는 물론, 홍콩과 마카오 경제 변수로 떠올랐다. 불과 한 달 사이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홍콩과 마카오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2008~2019년 홍콩 GDP 추이 [자료=홍콩 통계청]
 

◆홍콩, 2019년 경제성장률 -1.2%···10년 만에 역성장

지난해 홍콩 경제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10년 만에 역성장했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진 여파 때문이다. 

홍콩동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1.2%로 집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2.7%) 이후 10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세다.

홍콩의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은 -2.9%로 집계됐다. 3분기 홍콩 GDP 증가율과 동일한 수치다. 지난 2018년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의 성장률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그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3분기 2.8%, 4분기 1.2%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1분기에는 0.6%, 2분기엔 0.5%까지 둔화했다. 

홍콩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 개인 소비의 부진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로 GDP 가운데 70% 가까이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개인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 경기 둔화 등 여파로 고액 소비가 둔화됐고, 6월엔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소매·관광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도심 행진하는 홍콩 시위대 [사진=연합뉴스]

◆홍콩, 올해 반정부 시위·신종 코로나·무역전쟁 삼중고 겪나···

올해 홍콩 경제는 대규모 시위와 무역전쟁에 이어 '신종 코로나'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가 경제 활동을 위축시켜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침례대 경영대학의 에이리즈 웡 강사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경험으로 볼 때 신종 코로나가 오는 7월까지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중국 본토인의 홍콩 방문이 10~20%포인트 추가로 줄어들고 연간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만약 신종 코로나가 올해 내내 지속한다면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까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아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로 소매업과 식당, 헬스클럽, 수영장, 대중교통, 여행업 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면서도 "소매업은 반정부 시위로 이미 큰 타격을 입어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UBS은행도 올해 홍콩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소매·관광업에 직격탄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은행은 올해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 본토 관광객 수가 90% 가까이 감소해 소매, 호텔, 요식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홍콩 정부 관계자도 올해 홍콩 경제를 우려했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경제 상황이 계속 침체될 가능성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2020년에 들어섰다"며 "이제 경제를 곱절로 악화시킬 신종 코로나라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홍콩 정부의 세수 감소 및 지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마카오의 MGM 카지노 사업장 내부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카오 경제도 그림자...카지노 신종 코로나 여파로 2주간 폐쇄

홍콩뿐만 아니라 마카오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고됐다. 특히 마카오 경제를 지탱하는 주축인 카지노가 신종 코로나로 문을 닫으면서 마카오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마카오 카지노 산업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해 12월 마카오 방문과 관련된 중국 당국의 여행 제한 조치 등으로 이미 큰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올 1월 마카오 카지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3% 하락한 28억 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9.7%보다 더 부진했다. 

여기에 카지노장이 2주간 아예 문을 닫으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이날 마카오 최고 지도자인 호얏셍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에서 "9번째 확진자가 카지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2주간 41개 카지노 전부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마카오는 지금까지 10명의 신종 코로나 환자가 확인됐다.

이는 마카오가 2015년 이후 최악의 경제성장률 속에서 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데도 나온 조치다. 마카오는 2018년 태풍 피해로 인해 카지노를 33시간 운영 중단한 이후 두 번째로 카지노를 폐쇄했다. 

이에 많은 글로벌 투자은행은 마카오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스위스UBS은행은 2월 마카오 매출이 5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씨티,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도 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올해 연간 마카오 카지노 매출이 8~9%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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