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객 이동 제한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체를 시작으로 자동차,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제조업체들도 중국 현지 부품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계는 중국 춘제 연휴 연장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생산라인이 사실상 '올스톱' 될 위기다.
가장 뼈아픈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 노사는 4일 실무협의를 열고, 공장별·라인별 휴업 계획에 합의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 1개 라인은 이날 오전 이미 생산가동이 중단됐다. 오후부터 공식적인 휴업에 들어갔다. 상용차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 4공장 1개 라인 역시 이날 오후부터 휴업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 '코나' 등을 생산하는 1공장은 5일부터 휴업하는 등 울산 5개 공장 모두 순차적으로 휴업에 돌입, 7일에는 모든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된다. 전북 전주 공장과 충남 아산 공장도 각각 6일과 7일부터 휴업한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난징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LG화학 배터리 공장도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베이징·광저우 편광판 공장, 톈진 자동차 소재 공장 등이다.
SK이노베이션 중국 창저우 배터리 조립공장도 오는 9일까지 생산라인을 멈춘다. 이 회사가 중국 옌청에 건립 중인 배터리 공장도 준공 시점을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 역시 9일까지 중국 이창과 우시의 케이블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이미 확보한 재고를 통해 납품 일정을 맞출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통망을 통해 각각 중국 쑤저우, 난징 공장에서 생산해온 일부 노트북 모델 공급이 예년보다 약 2주 늦어진다고 공지한 상태다. 졸업·입학 시즌 수요가 크지만, 실구매자들은 4주나 지나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계는 중국 춘제 연휴가 종료되는 9일을 최대 분수령으로 본다. 오는 10일부터 대다수 공장 운영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꺾일 줄 모르는 상황이다. 만약 중국 공장 운영 중단 사태가 이어진다면, 국내 산업 생태계 피해는 악화일로가 예상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아직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을 비롯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비상한 각오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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