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더플레이스’ 바이러스 온상지라면서…손놓은 정부에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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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김태림 기자
입력 2020-02-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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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플레이스, 우한 한정제 위치한 쇼핑몰

  • 바이러스 발원지 화난시장서 10분 거리

  • 200여 상점 절반 동대문 출신 운영

방역당국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 4명의 공통분모로 우한국제패션센터 한국관 ‘더 플레이스’를 지목하면서 동대문 상권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다. 동대문과 중국 우한을 오가며 사업을 벌였던 인원 중 국내 유입 인원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동대문에서 30여년간 일해온 A씨는 “더 플레이스 사업자들은 대부분 동대문에서 일하다가 건너간 사람들인데 15명 정도는 지금 어디 있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동대문권에서 확진자가 발견됐다고 나오는 순간 우리는 끝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3개월 전부터 중국을 오가던 사람들은 본인들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쉬쉬하고 다녔다”면서 “상인들 모두가 괴로워하고 있는데 자진신고밖에 답이 없다니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더 플레이스 관계자 B씨는 “초기엔 70여명 정도의 한국 상인들이 (더 플레이스에) 들어왔는데 현재는 50여명 정도 된다”며 “명절을 앞두고 대부분 개별적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매장 관리자들 중에는 교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사업자 등록 등을 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귀국한 한국인 상인들이 (입국 당시) 스스로 밝히지 않은 이상, 더 플레이스에서 매장을 운영했거나 근무했던 것을 확인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플레이스에 입점한 동대문 K-패션 브랜드. [사진=코트라 리포트]

보건당국은 교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이유로 더 플레이스와 연관 교민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9명 중 4명인 3번(54세 남성), 7번(28세 남성), 8번(62세 여성), 15번(43세 남성) 환자가 더 플레이스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정 본부장은 "(환자 4명 중) 3명은 4층에서 근무했고 1명은 1층에서 근무를 하는데 주로 4, 5층 화장실을 이용했다"면서 "더 플레이스에서 일하던 사람이 얼마나 귀국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기업인 푸싱 그룹이 운영하는 윈상·우한국제패션센터는 지난해 9월 24일 처음 연 패션·의류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은 우한의 전통시장거리 한정제(汉正街)에 위치해 있으며 총면적은 약 57만㎡, 그 가운데 더 플레이스의 면적은 6.5만㎡다.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알려진 화난 시장과는 차로 10∼20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연합뉴스]

최근 코트라 리포트에 따르면, 윈상·우한국제패션센터는 3000여개의 상점과 600여개의 디자인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이 가운데 더 플레이스에는 200여개 상점이 있는데, 동대문 패션 상품들을 그대로 재현했다. 200개 가운데 절반 이상은 동대문 출신 한국인이 운영하는 브랜드다.

2018년 6월 한국 apM상사그룹이 윈상국제패션센터와 입주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4월 한국 동대문 내 최대 규모와 영향력을 가진 바이어와 운영팀, 다년간의 동대문 종사 경험이 있는 다수 K-패션 브랜드 및 의류 도소매상, 디자이너들이 더 플레이스에 공식 입점했다. 한국 디자이너들이 100% 직접 디자인∙생산한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전 품종의 최신 K-패션 제품들을 300~1000위안 남짓의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중국 현지에 체류 중인 류빈 중국 우한무역관에게 최근 더 플레이스 개장 및 현지 상황과 관련해 물었지만 “우리도 알 길이 없다”면서 입을 꾹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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