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 중인 안건에는 아현동 KT 통신구 화재 이후 지하시설물 사고를 예방하고 물류서비스 종사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는 등 민생·안전과 밀접한 법률도 다수 포함됐다.
5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이날 기준 20대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된 법률 2233건 중 916건만이 통과됐고 1307건이 계류돼 있다.
법안 처리율은 41%로 1082건 중 487건을 처리한 지난해 45%보다는 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그나마 전체 상임위원회 17곳 중에서 3위에 해당하는 높은 성적이다.
이에 건설·교통업계에서는 오는 5월29일로 예정된 20대 국회 임기 종료일까지 여·야 대립이 계속돼 꼭 필요한 법률 개정안이 폐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한건설협회 고위 관계자는 "의원들 실적 쌓기용으로 발의된 안건도 많지만, 그 속에는 꼭 필요한 것들도 있는데 결국 세월만 보내다가 폐기될 지경"이라며 "국회가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계류 중인 안건에는 건설업계 숙원인 '적정공사비와 하도급대금 보장' 및 '노동자 복지 증진항목 평가 및 시공능력평가 우대' 등이 담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등이 있다.
이 외에 국민 생활과 밀접한 법안도 다수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KT아현동 통신구 화재와 고양시 열수송관 파손사고 이후 지하시설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4건이 계류돼 있다.
택배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목적의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른바 택배법)’도 답보에 빠졌다.
택배법은 지난해 6~8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등이 처우 개선 및 고용안정 보장 등을 촉구하자 9월에 발의된 이후 국토교통위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공동 발의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13건이나 방치돼 있다.
주요 내용은 수도권처럼 대도시권 범위가 확대되면서 단일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광역교통망 사업에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참여해 국고를 지원하는 등의 제안이다.
한편, 이날 기준 20대 국회에 상정된 전체 안건은 2만3777건이다. 발의 주체별로 보면 의원이 2만1445건으로 가장 많고 상임위 위원장이 1245건, 정부 발의가 1087건으로 뒤이었다.
이 중 계류 중인 안건 수는 의원이 1만5368건(71%)이고 정부가 415건(38%)이다. 위원장 발의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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