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째 확진자, 신종 코로나 확진까지 10일 걸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완 기자
입력 2020-02-05 08: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국 방문력 없어 신종 코로나 확진 어려웠다

  • 폐 관련 기저질환 있다는 점도 확진에 걸림돌

  • 10일간 방역망 밖에서 활동...감염 확산 우려

 

16번째 신종코로나 2차 감염 막자…병원 방역작업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국내에서 16번째로 확진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거쳐간 광주 시내 한 병원에서 4일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증 환자가 10일간 방역망 밖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16번 환자(42·여·한국인)는 지난달 25일 첫 증상이 나타났지만 10일이 지난 이달 4일에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번 환자는 중국 방문력이 없어 신종 코로나 감염을 의심하기 어려웠다.

16번 환자가 정부 방역망 밖에 10일 동안 방치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방역망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 선별 진료를 위해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정보를 '중국 방문력'에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16번 환자가 오한, 발열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는데도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폐 관련 기저질환이 있다는 점도 신종 코로나 감염을 의심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또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고 이틀 뒤 전남 광주 21세기병원을 찾았지만, 폐렴약만 처방받고 귀가했다. 엑스레이와 혈액검사 모두 '정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21세기병원에 28일부터 7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호흡곤란과 폐렴 증상이 악화한 이달 3일에서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격리됐다. 확진 판정은 다음 날 이뤄졌다.

의료계에서는 16번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던 만큼 해당 병원에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슈퍼 전파'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데 병원에서 인공호흡이나 기도삽관 등을 할 때는 환자의 분비물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 형태로 퍼져 전파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전파 위험 등을 고려해 해당 병원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병원에 있는 의료진과 환자를 통째로 외부와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 상태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 발병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다. 현재 이 병원에는 80여명의 입원환자가 머물고 있다.

보건당국 역시 중국이 아닌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6번 환자는 저희가 판단을 해도 이상한 점이 많다"며 "역학조사를 상세하게 해야만 감염경로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