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몰도 이때 초고속 성장을 거뒀다. 온라인 쇼핑을 꺼렸던 소비자들이 전염병 공포에 휩싸이면서 온라인 쇼핑을 즐기게 됐고, 알리바바의 2003년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폭증했다.
‘위기는 기회다’는 말이 들어맞는 사례다. 올해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를 발전의 기회로 잡은 분야도 있다. 스마트 오피스다.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다수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에서 일어날 몇 가지 큰 변화 중 하나로 '전통 사무실의 스마트 오피스 대체'를 꼽고 있다.
◇신종코로나로 ’마비’···중국 스마트오피스가 극복 솔루션
많은 기업들은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 복귀가 늦어지면서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도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고 한다. 텐센트·알리바바·화웨이 등 중국의 대표 IT 기업과 중국 최대 보험그룹 핑안(平安)그룹이다.
이미 수년 전 구축한 스마트 오피스 덕분이란다. 스마트 오피스란 직원들이 도심에 있는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는 대신,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주거지 인근에 마련한 IT 기반의 사무실이다.
특히 스마트 오피스를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핑안그룹이 꼽힌다.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핑안그룹은 사스 때부터 종이 없는 원격 사무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핑안그룹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해에는 모바일 메일 처리 시스템이 정착됐고, 이를 통해 현재는 ‘모바일오피스·화상회의·메신저’를 하나로 묶은 스마트 오피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핑안그룹이 스마트 오피스 구축을 서두른 이유는 대규모의 직원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핑안그룹은 보험 기업이라는 특성상 많은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내근 사원이 40만명 이상이고, 외근 직원은 100만명에 달한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직원이 각각 10만, 4만명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다. 수많은 직원들을 관리하려면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이 필요했고, 가장 적합한 게 스마트 오피스였던 셈이다.
오랜 기간 차근차근 구축해 온 핑안 스마트 오피스는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핑안그룹은 전염병 확산 상황과 매우 밀접한 보험, 금융, 의료지원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핑안그룹은 춘제 연휴 기간 중 전국 각지 직원들이 원활하게 업무 할 수 있도록 스마트 오피스에 대한 전면적인 업그레이드를 시행했다. 그 결과,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약 13만2000명의 직원들이 핑안 클라우드와 VPN 등을 통해 일을 할 수 있었고, 1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화상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또 같은 기간 ‘콰이러(快樂)핑안’이라는 직원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0만명의 직원들이 실시간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콰이러핑안의 스마트 비서인 '밥(BOB)'은 직원들이 요청한 2만5000건의 문제를 해결해줬다.
핑안그룹 행정업무 관련 관계자는 "스마트 오피스 구축은 회사의 중대 사안 중 하나"라며 "각 부서별로 업무 매뉴얼을 받아, 이를 더 체계적으로 스마트 오피스에 적용해 회사의 업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것” 이라고 전했다.
전염병 확산 예방과 더불어 스마트 오피스는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 오피스의 전망이 밝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오피스의 장점을 △효율적인 근무시간 조정 △사무공간 운영비용 절감 △환경보호 등으로 꼽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효율적인 근무시간 조정이다. 지난해 중국 IT업계는 고질적인 초과근로를 지칭하는 ‘996 룰’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일하다 중환자실(ICU)에 실려간다’는 의미의 ‘996ICU’ 용어까지 등장하는 등 IT업계의 살인적인 업무강도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중국 매체 IT즈자에 따르면 996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스마트 오피스가 제시되고 있다. 스마트 오피스는 기본적으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돌아간다. 클라우드를 통해 화상회의를 열고, 자료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의 출·퇴근 시간과 업무 시간 등도 공유되는 경우가 있는데, 기업과 직원들이 이 데이터로 적정 근무시간을 체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 오피스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중국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커다쉰페이(科大訊飛·아이플라이텍)는 "스마트 오피스는 시공간 제약이 없이 실시간 의견 공유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대면 보고 횟수도 줄어들고, 간편하게 채팅, 화상회의 등으로 협업과 소통을 이루기 때문에 수평적인 기업 문화 확산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