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여의도行에 키움증권은 사업 다각화로 응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업에 뛰어든 '핀테크 강자' 카카오가 온라인 기반 주식 브로커리지(중개)에 주력해온 키움증권에 '위기론'을 키우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야 하는 키움증권도 일찌감치 체질 개선에 나선 터라 쉽게 자리를 내어줄지는 두고 봐야겠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 타격이 가장 클 수 있는 증권사로 꼽힌다. 카카오가 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인 '카카오톡'으로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같은 다양한 투자상품 거래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으면 리테일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어서다.

카카오는 인수 승인을 받은 바로투자증권 종합관리계좌(CMA)와 연동해 해외주식ㆍ채권ㆍ펀드 관련 트레이딩시스템을 곧바로 내놓을 수 있게 기술적인 준비를 마친 상태로 알려져 있다.

키움증권은 2000년 회사를 세운 후 편의성을 개선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앞세워 5년 만에 개인거래 1위 증권사로 도약했다. 이후 키움증권은 줄곧 '리테일 강자'로 자리매김해왔다. 키움증권은 2019년 3분기 기준 전체 시장 점유율 19.2%를 기록했다. 전체 주식 투자자 5명 가운데 1명은 키움증권 거래시스템을 이용하는 셈이다.

키움증권 개인 투자자 비중도 30%를 웃돈다. 키움증권을 이용하는 투자자 가운데 3분의 1이 개인투자자라는 거다. 카카오가 증권업에 진출하면 키움증권에 유독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키움증권도 돌파구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찌감치 수익 다각화를 위해 비리테일 부문 강화를 꾀해왔다. 1년 전부터는 두드러진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비리테일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리테일 부문 실적을 앞서기 시작했다.

특히 부채자본시장(DCM) 부문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처음으로 AA급 회사채 주관 업무를 맡으며 커버리지 경쟁력을 확대한 결과 국내채권 대표주관과 인수실적에서 업계 6위를 기록했다. 2018년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빠르게 순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올해도 키움증권은 본업인 리테일부문 지배력 확대와 자산관리 역량 증대에 온 역량을 쏟으면서도 사업 구조 다변화를 위해 해외 중개업 MS 제고와 해외채권중개업 진출, 해외 인프시장 확대, 업무 프로세스 디지털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카카오와 키움증권 간 대결 구도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증권사 IT 담당자는 "키움증권은 증권업을 오래했고 HTS 운용 경험도 많지만 카카오는 증권 부문에서는 기초 체력이 없어 처음엔 고전할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IT기업다운 빠른 의사 결정과 트렌드 습득, 플랫폼 활용 면에서 앞으로 카카오가 키움을 압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