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고통은 지극한 쾌락과 맞닿았을까. 벌침에 쏘이면 고통스럽다. 그런데 벌침은 묵은 통증에 특효다. 봉독(蜂毒)의 소염진통 효과다. 이통제통(以痛制痛)인가. 봉독 중 멜리틴은 혈액순환을 돕고 면역기능을 강화한다. 아파민은 관절염의 부종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과거엔 살아있는 벌을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성분별로 추출해 증상에 따라 주사한다. ▷미국 FDA가 1981년 최초로 동물의 독을 약으로 승인한다. 살무사의 독인데, 캡토프릴이란 성분이 고혈압 치료에 특효다. 미국 애리조나주 사막의 도마뱀 힐러몬스터의 독은 당뇨병 치료제를 만드는 원료이다. 맹독(猛毒)이라도 잘 다루면 천하의 명약이 된다. 양약(良藥)이라도 남용하거나 오용하면 극독이 된다. 정치도 그렇다. 양약과 맹독 사이에 선 우리네 정치판이 걱정이다.◀<權>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