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국내에 상륙한 지 약 20일 만에 곳곳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병원, 공연장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요 랜드마크 시설의 경우 고객 발길이 끊기는가 하면,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시행된 국제공항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등 그야말로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까지 더해지는 '이중고'마저 겪고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는 확진자 증가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사실상 산업계도 전반에 걸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신종 코로나로 초상집에 가까운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은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부터 이튿날까지 임시 휴점에 돌입했다. 19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대 매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길목은 전부 차단됐고, 야외 주차장도 텅텅 비었다. 길목마다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내부 직원이 20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GS홈쇼핑도 아예 이달 6일부터 8일 오전까지 사옥을 폐쇄했다.
GS홈쇼핑 내부에서는 방역 요원들이 사옥 전체를 소독하고 해당 지역 관할 구청도 GS홈쇼핑을 중심으로 방역 조치에 나섰지만, 거리를 나서는 주민들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공항 이용객들도 급감했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모두 내부 벤치는 대부분 비어 있고 공항 안내 직원 및 항공사 관계자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했다.
터미널 양쪽 끝에 있는 여행사 카운터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카운터가 문을 닫은 가운데 일부 여행사만 1~2명의 직원이 나와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마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여행의 설렘'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여행객들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공항을 알리는 표지만 없다면 병원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관광·문화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달 해외여행 수요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나투어를 통한 올해 1월 해외여행 수요(항공권 판매량 미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9.7% 감소한 18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62.2%가 줄었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하나투어가 내놓은 2월과 3월 여행 예약 수요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1%, 54.1% 각각 감소했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임시방편으로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까지 권유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로 인기공연도 관객이 70%나 감소했다. 그간 평균적으로 단체 관객 30명에 달했던 공연들의 경우 최근 하루 평균 2~4명 예매에 그치는 수준이다. 단체 관람은 없고, 무료로 티켓을 제공한다 해도 관객이 오지 않는다고 업계 관계자는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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