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면 어김없이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는 운수노동자들. 그들은 밀린 운반대금 3억원을 받기 위해 그렇게 힘들게 싸워가고 있었다. 운수노동자 가족들도 거리로 나와 운반대금 요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연일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에 이어 이달 7일에도 가족들은 발안산업개발 앞 노상에서 피켓시위를 이어갔다. 미세먼지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운수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은 그렇게 거리에서 기업을 상대로 임금 지급을 촉구하면서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회사가 이익을 위해 운수노동자들에게 일을 시켰고, 그에 따른 대금은 지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운수노동자들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 중순까지 골재 운반대금 3억원을 지급받지 못해 생활고에 지쳐가며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다."며 "그동안 수 십 차례에 걸쳐 발안산업개발에 대금 지급을 호소해 왔지만, 매번 거절당했다."고 했다. 발안산업개발과 운수노동자들 간 직접적으로 거래를 하지 않았고, 케이엠건설에서 운반을 발주했다는 이유에서다. 노동자들은 "수 차례에 걸쳐 운반대금 지급을 요청했었지만 케이엠건설 측이 조만간 들어올 돈이 있으니, 들어오면 바로 대금을 결제하겠다는 일관하며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발안산업개발 역시 "법적으로 케이엠 건설에서 골재운반을 발주한 것이기 때문에 운반 대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운수노동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운반을 발주한 곳이 케이엠건설이기 때문에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
노동자들은 "심지어 발안산업개발 측은 갑질과 모욕도 서슴치 않았다."며 "(돈을 받고 싶으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결제 방법으로 운반을 요구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조사해온 정의당 민생본부도 7일 현장을 찾았다. 이혁재 민생본부 집행위원장은 "갑질 업체가 계획적으로 운수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운반대금을 떼어먹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갑질 업체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놓고 운반대금을 정산할때 페이퍼컴퍼니로 책임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행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 많은 덤프기사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고, 할부로 구입한 생존의 기반인 트럭마저 뺏앗겨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분노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해당 사건을 조사해 보니) 발안산업개발에선 자신들이 노동자들에게 줄 돈은 다줬고, KM건설과 노동자들의 문제라며, 발안산업개발과 KM건설은 아무상관이 없다는 등의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생존의 위기에 있는 노동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경기경찰청에 수사의뢰 등 신속한 대응을 요구할 것"이라며 "대금 미지급, 탈세 등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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