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과 춘절 연휴로 멈춰섰던 우리 기업의 중국 내 생산공장이 10일 재가동에 나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잠복기 문제 등으로 현지 인력 부족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100% 생산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0일 현지언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 현지 공장이 이날 대부분 재가동에 나섰다. 삼성전자, LG전자,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과 1100여개 중소기업이 해당된다.
중국에서 창궐 중인 신종 코로나를 피해 잠시 귀국했던 각 회사 주재원들도 지난 8~9일 중국 현지로 돌아가 공장 재가동을 채비했다. 하지만 인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 현지 직원들의 복귀율이 낮고, 내륙 물류망도 복구되지 않고 있어 완전한 정상화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전자·디스플레이 업계는 옌타이, 난징 지역 모듈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광저우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며, 옌타이 및 난징공장은 10일부터 가동을 재개한다”며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 머물렀던 인원부터 복귀시켜 손차적으로 가동률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부 라인 가동을 멈췄던 쑤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과 둥관 모듈 공장을 이날부터 가동 재개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쑤저우 가전(에어컨·건조기) 생산 공장도 이날 가동을 시작한다. 다만 톈진 TV공장은 중국 지방정부 방침으로 오는 17일 재가동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현재로선 항저우(LCD 소재), 톈진(에어컨), 친황다오(컴프레셔) 공장은 재가동을 미룬 상태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 공장은 이날부터 재가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배터리업계도 이날부터 조속히 공장 정상화를 시작했다. LG화학의 난징 배터리공장의 경우, 이날부터 현지 직원들과 한국인 주재원 일부가 복귀해 출근했다. 난징 공장은 우한이나 후베이성 소재가 아니라 그간 주재원들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머물러왔다.
LG화학 관계자는 “일단 최소 인원으로 일부 재가동을 시작한다”면서 “후베이성 인근 지역을 다녀온 직원들의 잠복기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동률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창저우 배터리 공장도 이날 현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가동을 다시 시작했다. 다만 삼성SDI의 경우, 춘절 연휴 기간에도 정상 가동됐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의 고심은 크다. 자동차 조립 초기 단계에서 핵심 부품으로 중국산이 80%를 차지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현지 수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당장 생산라인 가동이 힘들기 때문.
특히 중국 정부가 춘제 기간에 후베이성 인근과 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꼽히는 우한 인근을 다녀온 사람의 경우 7~14일가량 자가 격리를 요청한 만큼 현지 공장이 100% 정상 운영되기는 어렵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공장의 방역·소독작업 등을 끝낸 뒤 오는 17일 재가동할 방침이다. 당장 현지 직원들이 정상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간 잠시 한국에 귀국했던 주재원들이 이번 주 내로 현지 복귀해 재가동을 채비한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에 자리한 포스코의 우한공장은 오는 14일 공장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우한시가 속해 있는 후베이성 정부가 춘제 연휴 기간을 오는 13일까지로 연장한 데 따른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방침으로 최대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하는 현지 직원들이 많은 터라, 우리 대기업의 중국 공장이 일단 재가동을 하더라도 기존처럼 100% 가동률을 달성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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