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IT업계에 따르면 NTT도코모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이번 MWC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오시자와 가즈히로 사장의 MWC 기조연설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사 중 MWC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곳은 NTT도코모가 처음이다. 이 소식이 다른 기업의 MWC 참가 철회보다 주목받는 이유는 MWC의 주인공이 이동통신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게이밍,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등의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3대 IT 전시회에 나서지 않는다는 건 큰 결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MWC 2019에 참가한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이 같은 5G 기반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기에 바빴다.
NTT도코모의 불참 결정이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는 다른 이동통신사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MWC 참여가 확정된 이동통신사는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 프랑스의 오랑주, 한국의 SK텔레콤과 KT,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스페인의 텔레포니카SA, 보다폰 에스파냐 등이다.
화웨이, 노키아와 세계 3대 통신장비기업으로 손꼽히는 에릭슨도 MWC에 나서지 않겠다고 전했다.
뵈르예 에크홀름 에릭슨 회장은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루에 수천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행사인 만큼 직원과 참관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PU 분야 1위 기업인 엔비디아 또한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MWC에 불참한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LG전자가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MWC에 참가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MWC 메인스폰서에 이름을 올린 화웨이는 예정대로 전시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샤오미는 MWC 출장 대상 임직원들을 바르셀로나 행사 개막 14일 전부터 중국 밖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상대적으로 신종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해외에서 체류하도록 한 것이다. 전시 부스와 제품들의 세척과 소독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샤오미 측은 “계획대로 MWC 2020에 참석해 최신 스마트폰과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MWC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모든 강력한 권장 조치를 준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산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협회(GSMA)는 기업들의 추가 이탈을 우려해 각종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참관객들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중국 후베이성 출신의 중국인들은 출입을 제한한다. 한 번이라도 중국에 체류한 적이 있는 사람의 경우 14일 전에 중국 외 지역에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만 전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GSMA는 그동안 전시 참가를 취소한 기업들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전시업체와 참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WHO(세계보건기구)와 보건당국이 제안한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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