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세계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는 국내 생산 중단에 돌입했고, 한화솔루션도 국내 사업 철수를 검토 중이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국제가격의 급락으로 적자 폭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료와 인건비 등 국내 생산원가로는 중국과의 '폴리실리콘' 치킨게임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두 회사가 폴리실리콘 사업을 접으면 한국에는 태양광 소재 업체가 한 곳도 안 남게 된다. 향후 태양광소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OCI는 "설비 보완과 설비 가동 규모 축소를 위해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한다"고 11일 공시했다.
군산공장 3곳에서 연 5만2000t 규모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해온 OCI는 오는 20일부터 2·3공장 생산을 중단한다.
1공장은 태양광 대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으로 전환해 5월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은 철수한 셈이다. 대신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을 맡아 원가를 25% 이상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OCI 관계자는 "2012년 이후 폴리실리콘 가격은 구조적으로 하락했다"며 "현재 폴리실리콘 시장가격(8달러 내외)을 고려할 때 향후 군산공장 재가동은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OCI의 이 같은 사업 재편 결정은 계속된 적자 누적 등 실적 악화에 따른 결정이다. 1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이 1807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587억원)과 비교해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OCI는 2018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적자 폭도 커졌다.
OCI는 "사업 재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해 올해는 영업이익을 내기 어렵겠지만, 사업 재편을 완료하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국내 생산 폴리실리콘 원가는 중국산의 약 2배로 적자가 지속됐고, 이로 인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부터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의 가동률을 낮춰왔다.
이 공장이 생산을 중단하면 셀과 모듈만 제조해 한화솔루션의 강점인 수직계열화도 불가능하다. 앞서 2018년엔 중국 웨이퍼 공장 문도 닫았다.
이런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에서 부품 수입이 중단됨에 따라 전북 군산의 국내 태양광 모듈 공장의 생산라인을 오는 23일까지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부품 조달 거래선 확대를 검토하고, 중국 내 자재업체가 생산을 재개하면 조달 소요 기간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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