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대의 탄생이다. 신진서 9단이 한국 바둑 전면으로 부상했다.
신진서 9단(20)은 2월12일 경기 광명시에 위치한 라까사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박정환 9단(27)과의 제24회 LG배조선일보기왕전(총상금 13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결승 2국 결과 16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그는 종합전적 2-0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 9단은 “초반은 괜찮게 풀렸다. 좌상귀 젖혀 끊는 수(백68·70)를 보지 못해 잠깐 나빠지기도 했지만, 이후 생각대로 국면이 잘 짜여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신 9단은 지난 10일 박 9단과의 결승 1국에서 23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압도적으로 밀던 상황에서 절벽 끝까지 밀렸지만, 흐름 뒤집기로 승리를 따냈다.
이날 결승 2국의 제한 시간은 1국과 마찬가지인 각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로 세팅됐다. 시작과 동시에 흑을 쥔 신 9단이 파상공세를 시작했다. A.I(인공지능)의 예측도 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모두 흑이었다. 백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12시경 백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패착은 82수에 있었다. 경기는 161수 약 4시간 만에 흑 불계승으로 끝났다.
신 9단은 이날 승리로 흑과 백을 쥔 양일 모두 승리를 거뒀다. 2전 전승. 그는 박 9단을 제치고 LG배조선일보기왕전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통산 12번째 우승을 메이저 세계대회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신 9단은 지난해 12월부터 20전 20연승을 기록 중이다. 진행 중인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에서도 연승을 이어가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상황. 중국에서 발병한 코로나-19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그는 “코로나-19로 중국 대회가 연기되고 있다”며 “항상 메이저급 대회를 마친 후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대회 연기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미소를 보였다.
인터뷰 말미에 신 9단은 “LG배에서 커제·박정환 9단을 누르고 우승한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다. 메이저 대회는 이제 첫 우승이고 첫 시작인만큼 세계대회에서 더 많이 우승하고 세계 최고가 되는 게 목표”라면서 “이세돌·커제 9단처럼 영향력 있고 역사에 남는 기사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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