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점검]ESS 화재에 시장 침체 우려…"신뢰 회복방안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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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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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 화재로 인한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28건의 리튬이온 이차전지 ESS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련 산업이 위기에 봉착, 시장 규모는 2018년 5.6GWh에서 지난해 3.7GWh로 34% 감소했다. 반면 세계 시장은 2018년 11.6GWh에서 작년 16GWh로 38% 성장했다.

ESS 시장 성장 속도가 점차 둔화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이 초기에 급성장했다가 연이은 화재로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는 평가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ESS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중장기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시장을 꼽아 "정부 시책으로 초기에 빠르게 개화한 탓에 향후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SS 화재 조사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됨에 따라 올해 국내 ESS 산업도 멈춰설 가능성이 커졌다. ESS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중대형 제품으로 LG화학과 삼성SDI가 대부분을 공급해 왔다. 그러나 잇따른 사고와 부실한 사후 대책으로 ESS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었고, 지난해 이후로 신규 투자는 '제로(0)'에 가깝다.

ESS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제조하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 국내 ESS용 배터리 사업 계획을 잡을 수 없게 됐다.

양사는 해외 ESS용 배터리 시장이 커진다는 점에서 해외에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해외 바이어들도 정부의 이번 조사 결과를 보고 양사에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어 올해 ESS용 배터리 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SS 여파는 배터리 업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LG화학은 충당금 3000억원을 설정, 지난해 4분기에 275억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ESS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전사 연간 영업이익이 60% 급감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SDI 역시 특수 소화시스템 등 대책에 2000억원을 투입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1.2%나 급감한 201억원이었다.

ESS 화재 원인을 밝혀내는 동시에 국내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SS 운영사업자들도 ESS 충전율을 낮춰 가동하면서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예방과 방지를 위한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며 "정부는 배터리 제조사와 시공사, 운영사업자 등 ESS 업계가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소 ESS장치.[사진=메가솔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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