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탈루 30대 이하 정조준…세무조사 361명 중 7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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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20-0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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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이하 고가주택 취득자·고액전세입자 중점 조사

  • 주택담보대출 전액 상환 때까지 사후 관리

#. 30대 A씨는 최근 아파트 2채 등 고가의 부동산을 잇따라 매입했다. 다만 그의 소득을 볼 때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 B씨의 도움이 있었다. B씨는 해외에서 번 소득을 환치기 업자를 통해 국내로 송금, A씨에게 수십억원의 현금을 증여했다. A씨는 이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였다.

#. 초등학생인 7살 C군은 수십억원짜리 상가겸용주택을 아버지와 함께 취득했다. C군은 할아버지에게 증여받은 부동산과 현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신고하고 증여세를 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아버지로부터도 현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세무조사 주요 추징 사례[그래픽=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부동산 불로소득 잡기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30대 이하를 정조준했다. 부당한 부의 대물림을 막겠다는 의지다.

국세청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의심되는 361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다고 13일 밝혔다. 관계기관 합동 조사에서 통보된 탈세 의심 자료 가운데 173명을 선정했다. 또 자체 자료 분석 결과 편법 증여 등 탈루 혐의가 의심되는 고가주택 취득자 101명, 고액 전세 세입자 51명, 소규모 임대법인·부동산 법인 36명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특히 30대 이하가 240명으로, 법인을 제외한 개인 조사 대상의 74%를 차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 가운데 30대 이하가 31.8%로 50대 이상(21.4%)을 크게 웃돌았다. 관계기관 합동 조사에서 통보된 탈세 의심자에서 30대 이하가 50.1%에 달했다.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 현황[표=국세청 제공]

조사 대상에 포함한 사례를 보면 30대 직장인 C씨는 고가 아파트를 사면서 이전 전셋집의 보증금을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이 보증금의 원래 출처가 불분명했다. 국세청은 자산가인 아버지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로 입사 4년 차를 맞은 30대 D씨는 소득이 높지 않음에도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를 샀다. 기업 대표인 아버지로부터 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국세청은 봤다.

국세청은 차입금으로 고가 아파트를 샀거나 전세로 입주한 이들에 대해 차입을 가장한 편법 증여인지 여부를 검증할 계획이다. 또 빌릴 돈을 모두 상환할 때까지 직접 갚는지 여부를 계속 살필 예정이다. 고액 장기 부채에 대해서는 채무 면제, 증여 여부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탈루 혐의가 나오면 조사로 전환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소득 대비 과다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금융 조사를 통해 보유 재산 취득 경위와 자금 원천을 추적한다. 필요하면 부모의 증여 자금 조성 경위도 들여다보고, 사업 자금이 유출된 경우 해당 사업체 등으로 조사를 확대한다.

국세청은 "부동산 탈루 행위는 부동산 경기와 관계없이 지속해서 엄정하게 보겠다"면서 "정당한 세금 납부 없이 부당한 방법으로 부의 대물림이 이뤄지지 않도록 부동산 거래 과정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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