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요 경제 단체, 재계 총수 등과 함께 '코로나 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이 참석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재계 순위 10위권인 CJ가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이 회장이 대통령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담회 이후 9년 만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측은 "CJ그룹은 자산 규모가 다른 기업에 비해 낮긴 하지만, 코로나 19와 관련한 영향력, 중국 내 사업 규모, 5대 그룹과의 업종 차별성 등을 고려해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는 중국 내에서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지에서 CGV, 올리브영, 뚜레쥬르 등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고, 특히 CJ제일제당은 일대에 식품, 바이오 생산 시설도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이번 이재현 회장의 청와대 행사 참석은 사실상 기생충의 성공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기생충은 지난 12일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석권하며 4관왕 영예를 차지한 바 있다. 실제로 회장의 간담회 참석도 아카데미 시상식 후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간담회에서 이 회장에게 "최근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며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말한 점도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기생충의 성공에는 CJ ENM 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CJ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기생충 프로모션과 관련해 100억원을 지원했다.
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J는 미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에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규모가 큰, 70년 가까이 된 재벌 기업"이라며 "기생충의 올해 아카데미상 독식은 CJ의 공이 컸다"고 보도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