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 총수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협력사와 소상공인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내수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문 대통령 주재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인 간담회'가 열렸다.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은 총수가 해외출장으로 부재 중이라 윤여철 부회장과 황각규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내수진작 차원에서 점심을 외부 식당에서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저녁 회식도 활성화했으면 한다"며 "주 52시간에 저촉될지의 우려를 해결해 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 남대문 시장을 방문한 것을 TV로 봤다. 기업도 기업이지만 전통시장, 소상공인, 꽃가게 등이 많은 어려움이 있다. 삼성이 보탬이 될 방안을 챙길 것"이라고 지원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 삼성은 이날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해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를 위해 '꽃 소비 늘리기'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 내 주재원에게 대통령이 영상 편지를 보내주시면 힘이 될 것 같다"고도 부탁했다.
최 회장은 내수활성화를 위해서 구내식당을 일주일에 한 번 문을 닫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한·중 항공화물 운송이 폐쇄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웨이퍼의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화물 운송 항공편을 축소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현대차 중국 부품 공장이 잘 가동하고 있다며 항공운송에 대한 관세를 인하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부회장은 "와이어링 하네스는 항공운송으로 조달하는데 해상보다 운임이 30~50배 차이가 난다"며 "항공관세를 해상운송 기준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해 달라"고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구 회장은 "LG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정적 부품 조달 공급망의 구축을 위해 생산전략을 재점검하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작년에 전지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세우기로 결정했다"며 "중소협력사에 대한 인력 및 기술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을 언급한 이 회장은 "문화 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해 주시고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호텔에 2만8000건의 객실취소가 있었고, 롯데월드몰 입점 상인의 매출 감소가 크다"며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세제나 재정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애로사항을 잘 전해들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부품 긴급 운송시 항공운임 관세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고, 한·중노선 감편을 최소화하도록 협의하겠다"며 "관광, 유통, 숙박 등 영향이 큰 업종별 대책을 내주부터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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