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트위터로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상대로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하루 전 민주당 경선 초반 선두로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에너지가 있다. 사람들이 그의 메시지를 좋아한다"고 띄운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트럼프가 내심 올해 11월 대선에서 샌더스과 맞붙기를 바라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추락과 함께 중도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블룸버그를 강하게 견제하는 것으로 읽힌다.
사실 블룸버그는 민주당 경선에 본격 등판도 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뒤늦게 대선 출마를 결정한 블룸버그는 앞서 치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고 다음달 3일 슈퍼 화요일부터 경선에 뛰어든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블룸버그를 강하게 견제하는 건 당내에서 '강성 진보' 샌더스가 부상하고 바이든이 위기론에 시달리자 민주당의 중도 표심이 블룸버그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욕시장을 2번이나 지낸 사업가 출신 억만장자 블룸버그는 낙태, 이민, 총기 문제 등에는 진보적이지만 경제, 시장 이슈에선 보수적인 면모를 보인다. 트럼프의 보호무역도 반대한다. 월가가 가장 선호하는 민주당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트럼프는 이날 블룸버그의 작은 키를 겨냥해 "5피트 4인치의 미니 마이크는 죽은 에너지"라면서 "그는 전문적 정치인들과 토론 무대에 서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블룸버그)는 미친 버니를 싫어한다. 그리고 아마 충분한 돈으로 그를 멈출 수 있을 것"이라며 버니 지지자들을 선동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도 즉각 트위터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를 상대로 "우리(당신과 나)는 뉴욕에서 같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며 "그들은 당신의 뒤에서 당신을 비웃고 당신을 축제에서 개처럼 짖는 광대라고 부른다"고 맞받아쳤다.
트럼프가 뉴욕 엘리트 사교계에서 자신의 이미지에 무척 예민하다는 점을 꿰뚫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또 블룸버그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집회에서 트럼프가 자신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감사할 일이다. 그가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은 "블룸버그가 트럼프의 머리 위에 앉아있다"면서 이날 장외 설전에서 블룸버그의 판정승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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