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소프트뱅크]①1차 비전펀드 실망...손정의, 2차 비전펀드 '돌아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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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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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전펀드 2호 조성 어렵자 "일단 소형 펀드로 검토"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비전펀드 2호가 위기를 맞았다. 1000억 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1차 비전펀드 투자 실패로 2호 펀드에 출자를 약속했던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서다. 손 회장은 2호 펀드로 가는 '다리'로서 보다 작은 규모의 펀드를 통해 투자 성과를 증명해 투자자 신뢰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손 회장은 2017년 1000억 달러 세계 최대 규모 비전펀드 계획을 공개할 때부터 비슷한 규모로 2차 비전펀드를 구성하겠다고 밝혀왔다. 2차 비전펀드 규모는 1080억 달러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비전펀드 1호가 거액을 투자했던 우버와 위워크 등이 기업가치 폭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면서 2차 펀드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비전펀드 1호는 지난해 3분기(7~9월) 9703억엔 손실에 이어 이어 4분기(10~12월)에도 2251억엔 손실을 기록했다. 

2차 펀드 조성에 참여하겠다던 투자자들도 이탈하기 시작했다. 1차 펀드에 참여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폭스콘 등이 모두 출자 계획을 접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했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으며 그마저도 소프트뱅크가 출자한 돈이라고 한다. 

그러나 손 회장은 2차 펀드 조성 계획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주 실적 발표 자리를 통해 2차 펀드 조성이 어려움을 빚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1~2년 동안 소프트뱅크 자본으로만 스타트업에 투자해 성과를 내보이는 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출자를 계획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위워크와 우버 문제로 걱정하고 있으며 우리는 투자자들의 피드백을 들었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공식적으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호를 출범하기 전 일종의 다리로서 단기간에 비교적 작은 규모로 투자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손 회장은 "두 단계 접근법에 대해 생각을 시작했고 아직 공식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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