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테라·제주용암수, ‘노이즈마케팅’ 삼아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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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20-02-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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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이서우 기자]

하이트진로가 맥주 ‘테라’를 내놓은 지 1년 만에 제품의 상징과도 같은 해당 광고문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하이트진로 테라 맥주광고에서 사용하는 ‘청정 라거’라는 표현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식품광고표시법) 위반이라고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효력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 판단을 받을 계획이다.

주류업계는 여러 각도의 해석을 내놓았다.

하이트진로에서 청정라거의 근거로 제시한 호주산 맥아는 오비맥주와 롯데주류 등 국내 맥주업계도 공통으로 쓰고 있다. 테라만 차별화한 청정 라거로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어 식약처의 시정조치가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과도한 규제가 침체한 주류시장에 눈치 보는 분위기마저 만든다는 우려도 있다.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는 출시 1년여 만에 화제의 중심에 다시 한번 섰다. 언론도 ‘청정라거’ 관련 식약처 처분과 주류업계 반응을 시시각각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테라 돌풍에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증권사들도 올해 하이트진로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류전문기업 하이트진로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사전 검토를 안 했을 리 없고, 고도의 노이즈마케팅을 염두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올 정도다. 업계의 관심도 식약처가 내린 시정조치의 배경보다는, ‘논란에도 잘 나가는 테라’에 쏠려 있다.
 

제주 용암수 [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은 ‘제주용암수’ 출시를 앞두고 예정한 신제품 간담회를 한 차례 연기하면서, 인지도 제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먹는 물 시장은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까지 가세해 경쟁이 치열하다. 브랜드만 300여 개에 이른다. 소비자가 제조사와 제품명을 연결지어 생각하지 못할 정도다.

지난해 10월 말 오리온이 간담회를 미룬 이유에 관해 연일 기사가 쏟아졌다. 같은 해 11월26일 행사 당일에는 취재진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와의 문제로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에 제동이 걸리자 “오리온 물맛이 그렇게 좋다더라. 나도 아직 맛은 못 봤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돌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들이 식품기업에게 마치 성공적인 ‘노이즈마케팅’인 것처럼 자리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와 오리온의 경우에서도 결과론적인 매출보다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분에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욕을 먹더라도 맛만 좋으면 용서받는다는 식의 마음가짐은 업계 전반은 물론 소비자 피로도까지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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