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찬스' 20대, 집값 오를 수록 더 샀다....2019년 2천채 이상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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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2-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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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수량 증가율 30·40대보다 두배 가량 높아

  • 고가주택 밀집 지역 강남4구도 323채 매입

  • 감정원 "자녀 명의 빌린 부모찬스로 추정"

작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2155채가 20대 이하 매수자에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다수는 부모가 자녀 명의를 빌린 '부모찬스' 거래로 추정된다. 매수량 추이를 보면 아파트값이 하락세였던 연초에 줄고 상승장 조짐이 보인 6월경부터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주택가 전경. [사진= 김재환 기자]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수량'은 4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333건 대비 41% 늘어난 수준이다.

특징은 전 연령대에서 집값 상승세에 따라 월별 매수량이 늘어나는 공통적인 양상을 보인 가운데, 20대 이하가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점이다.

지난해 11월 대비 12월 매수량 증가율은 30대(3207건→4027건)와 40대(3276→4127건) 모두 25%다. 20대 이하와 16% 포인트 격차를 보인 셈이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총 2155채가 한살부터 29살에 해당하는 사람의 명의로 돌아갔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8억원 후반대였다는 점에서 대부분 자력으로 구매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전부는 아니겠지만, 서울에서 20대 이하 거래는 대부분 다주택자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부모가 자녀 명의를 빌려 매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9년 1~12월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과 20대 이하 매수량 추이(단위: 채·%). [자료 = 한국감정원 자료 갈무리]


지역별 매입량의 경우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 4구가 323채를 차지했다. 강동구가 106채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91채)와 강남구(72채), 서초구(54채)가 뒤를 이었다.

이 외에 서울 전체로 보면 △노원구 297채 △강서구 143채 △구로구 138채 △도봉구 122채 △영등포구 95채 △관악구 89채 △금천구 87채 △양천구 86채 순으로 나타났다.

월별 추이는 집값 변동률과 연계해 움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뛰는 시기일수록 자녀 명의로 아파트를 더 많이 매수했다는 의미다.

2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수량은 지난해 1월 70건에서 2월 65건, 3월 62건, 4월 52건에 불과했다가 5월 101건, 6월 210건, 7월 234건까지 뛴다.

이 시기 월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2018년 9·13대책 이후 12월(-0.17%)부터 하락장이 시작돼 2019년 1월(-0.41%)과 2월(-0.37%), 3월(-0.40%), 4월(-0.34%)까지 이어졌다.

이후 5월(-0.20%)과 6월(-0.09%) 하락폭이 급격히 축소되자 곧 하락세가 끝난다는 추측이 나왔고, 7월(0.07%)엔 실제로 상승장이 시작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8월(0.14%)과 9월(0.18%)까지 보합 수준에 그쳤다가 10월(0.60%)과 11월(0.69%), 12월(1.24%)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때 20대 이하 아파트 매수량은 8월 234건, 9월 175건 수준을 보이다가 10월 259건, 11월 333건, 12월 470건까지 가파르게 오른 모습이다.

지난해 20대 외에 서울 아파트 매수량은 30대가 2만691건으로 가장 많았고 △40대(2만562건) △50대(1만3911건) △60대(7815건) △70대 이상(3809건) △기타(2791건) 순으로 집계됐다. 기타는 연령이 기재되지 않은 법인 명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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