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의 금리를 기존 3.25%에서 3.15%로 0.1%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 이번 MLF로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2000억 위안(약 33조8000억원) 규모다.
MLF 금리는 인민은행의 정책 금리 역할로, 농업기업과 중소기업 등에 대출을 장려하기 위해 3개월·6개월·1년 만기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대출우대금리(LPR), 지급준비율(지준율),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등과 함께 인민은행의 주요 통화정책 수단 중 하나다.
MLF 금리가 내리면 시중 은행들은 더 낮은 금융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고객들에게 그만큼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MLF금리는 사실상 중국의 대출 기준금리인 LPR과도 연동된다. LPR은 1년물 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하는 금리다. MLF 금리를 내리면 LPR도 인하 수순을 밟는 구조다.
아울러 이날 인민은행은 역레포를 통해 1000억 위안을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역레포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 같은 금융기관을 상대로 국채등을 사고 팔며 초단기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이다.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완화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디스·JP모건·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해외 주요 금융기관들은 코로나19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전년과 비교해 0.5~1.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내년 중국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인 계획인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올해 반드시 5.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올해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추가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재정 적자율 확대,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통화와 재정 양대 분야에서 비교적 강력한 부양 정책을 지속해 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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