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투자주의보] 코로나에서 기생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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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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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다양한 테마주가 투자자들의 판단을 교란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 조치가 내려진 종목은 138개였으며 지정 건수는 203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의 지정종목(109개)과 지정 건수(178건)보다 각각 26.60%, 14.04%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경보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등할 때 투자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지난 14일까지 투자주의 종목은 112개였으며 투자경고와 투자위험은 각각 25개, 1개였다.

올해 시장경보 종목이 급증한 것은 증시 변동성을 증가시킨 대내외 요인들 탓이었다. 연초에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인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테마주 신호탄을 끊었다.

작년 12월말 이라크 내 친이란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을 공격한 후, 1월 3일에는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하며 양 국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1월 초 증시는 방산과 정유 관련 테마가 주도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빅텍 주가는 지난달 8일 하루에만 1065원(23.03%) 급등했다. 퍼스텍(29.91%), 스페코(29.97%) 등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한일단조(25.07%)도 급등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흥구석유, 극동유화도 주가가 널뛰기했다.

코로나19가 확산 조짐을 보인 후로는 백신과 마스크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미세먼지·방역용 마스크 원단 및 완제품 생산 업체인 모나리자는 1월 중순까지 3000원대에 머물렀으나 2주만인 지난달 31일 9130원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관련 테마주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자 금융당국이 집중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코로나19 관련 종목 30개를 집중 모니터링 하겠다고 발표했다. 11거래일 간 이들 30개 종목 평균 주가 등락률이 57.22%로,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7.0%) 보다 현저하게 높아지자 피해 예방에 나선 것이다.

이달 들어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르며 영화 제작 관련 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요동쳤다.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는 시상식 당일을 전후로 5거래일동안 오르며 3배 이상 폭등했다. 자회사인 바른손 역시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상승률은 211.56%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는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아닌 기대감에 의존해 주가가 상승한다"며 "실적 등 일반적 기준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언제 하락할 지 예측할 수 없어 섣불리 투자하면 손실을 보기 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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