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쓰비시(三菱)가스화학이 13일, 타이완 타이중(台中)시에 공업용 과산화수소 제조설비를 새롭게 설치한다고 밝혔다. 투자액은 47억 타이완 달러(약 170억엔). 동 사는 타이완의 기존공장에서 반도체 관련 제품 제조에 쓰이는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과산화수소는 고순도 과산화수소의 원료로, 이번 신규설비 건설을 통해 고순도 과산화수소의 타이완 내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반도체 수요 확대를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타이중시에 연간 생산량 4만톤의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규 과산화수소 생산설비도 타이중시에 설치할 예정이며, 2023년 1월 가동을 목표로 한다.
동 사 홍보관계자는 신규 설비를 고순도 과산화수소 공장에 병설하는지 여부에 대해, "아직 밝힐 수 없다. 현재 타이중에 신규 설비를 설치한다는 결정만 내린 상태"라고 답했다.
타이완에 신규 설비를 설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과산화수소는 지금까지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왔으나, 수요 확대에 따라 현지에서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며, 운송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자사 고순도 과산화수소 공장에서 사용하는 양의 생산과 더불어 타사에 대한 판매도 검토 중이다.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장치 및 웨이퍼 제조공정 중 세정, 가공, 연마에 사용된다. 동 사는 세5세대(5G)이동통신 시스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고순도 과산화수소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셀제로 타이완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각사는 생산능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파운드리 업체인 TSMC(台湾積体電路製造)는 올해 자본적 지출(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등에 투입하는 비용의 총칭)이 역대 최고인 150억~160억 달러(약 1조6500억~1조7600억엔)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신규설비 설치에는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목적도 있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동일본 대지진 때, 전자재료를 생산하고 있던 후쿠시마(福島)현의 자회사가 조업이 중단되어, 전세계 고객사로부터 업무지속계획(BCP)을 요구받았다. 생산거점의 분산으로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안정된 공급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
■ 세계 점유율 1위 유지
미쓰비시가스화학에 따르면, 이 회사의 고순도 과산화수소 세계 점유율은 1위. 동 제품의 생산거점은 타이완 1곳 외에 한국에 2곳, 미국에 3곳, 싱가포르에 1곳, 일본에 3곳 등 총 10곳이 있으며, 타이완 생산량은 이 중 8.6%.
동 사 관계자는 "향후 고객의 수요에 따라 거점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COVID19 영향 없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COVID19)의 영향에 대해 관계자는 "타이완 거점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 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타이완 거점에서 중국에 제품수출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물류 지연에 따른 지장도 없다고 한다.
한편 중국거점에 근무하는 주재원들은 춘제(春節) 이후 일본에 귀국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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