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만 잡으면 된다는 정부의 대책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됐습니다. 서울의 집값이 수용성뿐 아니라 구리와 광명, 인천으로 번지면서 수도권 전체 집값이 '키 맞추기'에 들어갔습니다."
12·16 부동산 대책이 '1차 목표'인 강남 집값 잡기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예상된 부작용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수도권 전체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16 대책이 발표된 지 1주일 만에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재건축 호가는 최대 수억원씩 떨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조만간 마이너스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남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
'수용성'(경기 수원·용인·성남) 지역은 수요자들이 단체로 몰려들어 집을 사들였다. 특히 수원은 재개발 이슈와 교통개발 호재까지 주목받으면서 지난주만 아파트값이 2% 넘게 상승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힐스테이트 영통'(전용 84㎡)의 실거래가는 8억4000만원이었으며, 현재 호가는 10억원을 넘는다.
용인도 0.73% 상승해 전국 상승률(0.14%)을 크게 웃돌았다. 용인 수지구에 있는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전용 84㎡)은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8억 중반이었지만 지난달 실거래가 11억7200만원을 찍었다. 3개월 사이 3억원 넘게 뛰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을 고심 중인 당정청은 일단 요건이 충족된 수원과 용인 지역을 조정대상 지역에 포함시키는 게 확실시 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려면 최근 3개월간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이 있는 시 혹은 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하는데 수원 영통구는 1월 한 달간 주택가격이 2.61%, 팔달구는 1.38% 올랐다. 수원 전체로는 1.46% 상승했다. 경기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6%다.
문제는 제2, 제3의 풍선효과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수용성 조정지역 지정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에는 구리와 광명의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이 지역은 모두 서울과 가장 인접한 수도권 지역으로 교통 여건 개선과 정비사업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오동평'(오산·동탄·평택)'까지 풍선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동탄신도시가 들어선 화성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585건에서 12월 1990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1월 계약물량 신고분도 벌써 1848건에 달해 작년 12월 계약 건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 일부 지역의 이상과열 현상에 대해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번주 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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