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新경제지도] ③쿨릭 주한 러시아대사 "남북러 3국 협력 적극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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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2-1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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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8월 주한 러시아대사 임명

  • "北비핵화 속 러시아 역할 매우 커"

  • "한러 양국 경제통상 협력 넓혀야"

  • "수교 30주년...푸틴 방한 조율 중"

  • "임기 동안 한러 관계 발전 노력"

"한반도에서 러시아·한국·북한 3국이 참여하는 교통·물류, 가스, 전력 분야의 3각 협력을 적극 지지한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가 18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3국 협력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한반도 상황을 안정화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스크바 출신의 쿨릭 대사는 러시아 외무부 내 중국통(通)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에서 중국어 전공 학사를 취득한 후 외무부에 입부해 35년간 중국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까닭이다.

1976~1980년, 1983~1989년, 1993~1996년 세 차례 중국에서 일한 그는 2011년 중국과 한국, 북한, 몽골 등 업무를 담당하는 제1아시아국장으로 임명됐다. 주한 러시아대사에는 지난 2018년 8월 임명돼 약 1년 반째 대사직을 이어오고 있다.

◆"北비핵화 속 러시아 역할 매우 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가 18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쿨릭 대사는 3국 간 △철도 연결 △가스관 △전력망 등 사업이 추진될 경우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평화가 경제'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 동북3성과 러시아, 몽골 등 신(新)북방 지역과의 경제협력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신북방정책을 핵심 대외경제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등과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를 '신북방협력의 해'로 지정, 대상국과 협력에서 실질적 성과를 발굴하고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해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를 타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구상과 관련해 쿨릭 대사는 "러시아 역할이 매우 크다"고 힘줘 말했다.

쿨릭 대사는 "러시아는 한반도의 이웃 국가로서 한반도 안정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우리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 진전이 궁극적으로는 북·미,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고, 역내 모든 국가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견고한 한반도 평화 안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 해결에 관한 로드맵'과 '행동계획'을 수립한 사실을 언급, "이를 다방면으로 내실화하고 실행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관련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협력 사업 구상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북한의 무호응으로 좌초될 위기에 처한 상황과 관련, 쿨릭 대사는 "러시아는 남북 간 협력 사업에 관한 대북제재 완화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라며 "남북 교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모든 면에서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러 양국 경제통상 협력 넓혀야"

한·러 양자 협력에 대해 쿨릭 대사는 경제통상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 경제통상 분야에서 양국 협력은 꾸준히 발전해 그 교역량이 약 2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면서도 "양국 교역량의 높은 역동성에 비해 투자협력액은 매우 미미해 보인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러 투자 누적액은 26억3000만 달러로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액의 0.5%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인브릿지'에서 정한 공동 프로젝트의 실행이 이런 상황을 한층 개선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제안했다.

'나인브릿지'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한·러 협력사업으로, 조선·항만·북극항로·가스·철도·전력·일자리·농업·수산 등 9개 분야를 포함한다. 양국은 올해 금융·문화·혁신 세개 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중에서도 쿨릭 대사는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의 광물 및 에너지 자원 개발에 러·한 투자 협력의 커다란 잠재력이 있다"며 "북극용 선박 건조와 관련해서도 좋은 협력 기회들이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IT(정보통신), 의료, 바이오 등 첨단 기술 분야도 비전 있는 분야"라면서 "우리가 함께 이런 계획들을 꾸준히 실현해 나간다면, 양국 경제 협력에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쿨릭 대사는 "러·한 관계 발전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국가의 동북아 정책 차원에서도 우선순위 중 하나로 다뤄지는 일"이라며 "러시아와 한국 간 정치협력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만큼 앞으로 실질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북방정책의 성공이 이런 과제를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수교 30주년...푸틴 방한 조율 중"

한·러 양국이 올해 9월 30일을 기점으로 수교 30주년을 맞이함에 따라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이를 기념해 무려 180여개의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22일 러시아 국빈방문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올해를 '상호교류의 해'로 지정하기로 한 만큼 '상호교류의 해 개막식'을 3월 중순경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쿨릭 대사는 "러시아는 정치, 경제, 군사, 문화, 교육, 관광, 스포츠 분야의 180여개 행사를 준비했다"며 "의회 간, 중앙 및 지방 부처 간, 학술기관 간 대표단 방문도 활발하게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문화교류 행사는 올해를 거쳐 내년 한반도에서 개최될 국제 페스티벌 '러시아 시즌(Russian Season)'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이 모든 행사의 조직과 진행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시에 "우리는 한국 파트너와 함께 '우정과 신뢰로 함께 빚는 미래(Дружить, доверять, действовать)' 라는 슬로건 하에 진행되는 이번 교류의 해를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이것이 양국 관계 발전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교 30주년 관련 행사 가운데에서도 국내에서 높은 관심을 모으는 푸틴 대통령 방한과 관련해 쿨릭 대사는 "양국이 현재 외교 채널을 통해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푸틴 대통령의 5월 방한설에 대해서는 "러시아에서는 5월 9일에 전승기념일이라는 매우 크고 의미 있는 행사가 있다. 충분한 대답이 될 것"이라며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

끝으로 쿨릭 대사는 "러시아와 한국은 상호 간 나쁜 관계를 맺은 역사가 없다"며 "향후 30년은 물론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는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양국 관계가 한층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가 18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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