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칼럼] 점점 커지는 신종코로나發 중국 성장률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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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입력 2020-02-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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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아무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중국경제에 대한 파괴력이 더 커질 모양이다. 지금까지 시장의 대체적인 기대는 1분기엔 성장률이 예상치 6%보다 1% 포인트 하락해서 약 5%, 2분기 중반부터는 회복해서 연간 전체로는 5% 중후반대는 달성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2월 중반을 피크로 신종 코로나 감염자의 증가세가 꺾이고, 경제도 소비중심의 타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의 전염력이 여전히 막강한 데다, 소비 외에 공장가동 중단으로 생산도 직격탄을 맞은 만큼, 성장률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1분기의 성장률 둔화폭이 더 커질 거란 의견이다. 당초 소비 감소만을 고려해 1% 포인트의 성장률 하락을 예상했지만, 공장가동 중단으로 생산 자체의 감소요인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1분기 영업일 감소 10%(31개 성 중 25개 성이 1주일, 후베이성은 2주일 조업 중단), 반도체 등 핵심산업의 생산력 감소 30% 등을 고려하면, 생산 감소 효과가 2%까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소비 감소까지 포함하면 3% 가까운 성장률 충격이어서 당초 5%를 훨씬 밑도는 3%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2분기 중반 이후의 회복세 전망에도 의문을 표하는 의견들도 나온다. 지금까진 대체로 1분기에 타격이 있더라도 2분기 이후론 중국당국의 적극재정, 투자확대로 2003년 사스 때처럼 성장률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타격기간의 장기화, 핵심산업의 생산 차질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빠른 회복이 만만치 않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1분기의 성장률 하락, 예컨대 3~4%대까지의 하락 충격을 고려하여 연평균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특히 사스 때와는 중국경제 구조와 상황이 상당히 달라서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 많다. 그 이유로는 첫째, 개인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3년 사스 때의 GDP 대비 개인소비 비중은 30~40%였던 반면 지금은 약 70%로 2배 이상이다. 그만큼 소비 감소가 GDP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둘째, 우한시 및 주변지역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도 중요 요인이라고 본다. 신종 코로나로 우한시를 비롯해 후베이성에만 15개 도시, 저장성의 원저우시 등 많은 도시들이 봉쇄됐다. 우한시는 예로부터 중국에서 구성통구(九省通衢, 9개의 성을 잇는 통로)라 불릴 정도로 교통중심지이면서 중부경제의 핵심 도시다. 산업적으로는 자동차, 하이테크, 소재 등 핵심산업이 자리잡고 있어 중국 제조 2025의 중심지로 꼽힌다. 셋째, 중국경제가 현재 감속기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사스 창궐 당시, 중국은 두 자릿수 가까운 고성장기여서 회복이 빨랐다. 하지만 지금은 가까스로 성장률 6%를 맞추고 있고 기업부채도 많아서 과감한 투자확대정책에 한계가 있다.

성장률 둔화가 심해지면 약방에 감초처럼 나오는 말이 있다. ‘경착륙 가능성’이다. 성장률 하락이 빠르면 당연히 기업매출 및 이익의 감소, 부채상환압력 증가, 기업 도산, 금융부실 증가의 악순환 고리에 빠지기 쉽다.

그럼 현재 중국의 금융 리스크는 어느 정도일까. 첫째 잣대가 되는 기업부채를 살펴보면, 한때 GDP 대비 173%까지 올랐다가 정부의 지속적인 기업구조조정으로 작년 6월 기준 164%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 수준은 일본의 버블 정점기(1989년) 때의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 132%보다도 여전히 훨씬 높다. 그만큼 부채위험이 큰 셈이다. 실제 중국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4~2017년의 4년간 59건이었던 회사채 디폴트가 2018년 한해만 43건, 2019년엔 1~9월 3개 분기에만 41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디폴트의 중심이 경제활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민간기업이란 점도 문제다. 2014~2018년 회사채 디폴트의 60%가 민간기업이었는데, 2019년 1~9월엔 이 비율이 84.6%까지 높아졌다.

지방은행의 부실도 걱정거리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9년 5월 지방은행의 부실상황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바오상은행(包商銀行·네이멍구의 도시상업은행), 진저우은행(錦州銀行·랴오닝성의 도시상업은행) 등 지방은행들의 부실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리스크등급을 1~11등급으로 나누고, 8등급 이하를 고위험이라고 할 때, 현재 중국 금융기관의 13.4%인 587개가 고위험등급에 속할 정도로 부실위험이 커졌다고 한다.
물론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곤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우리로서 다양한 시나리오분석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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