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이하준 미술감독 "오스카 수상소감 준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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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2-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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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준 미술감독과 양진모 편집감독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 된 소감을 전했다.

19일 서울 중구 소공로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제작 ㈜바른손이앤에이·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기자간담회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비롯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받았다.

이하준 미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해외에서 조명된 건 배우들만이 아니다. 이하준 미술감독과 양진모 편집감독도 아카데미 각각 미술상·편집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화제를 모았던 바. 두 감독은 "스태프가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없는데"라며 감격하기도 했다.

이하준 미술 감독은 "우리는 영화 뒤편에서 일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함께 고생하는 아티스트들이 있기 때문이다. ADG(미국영화편집자협회)에서 떨면서 수상소감을 했었다. 그때 속으로 '이 상은 기생충을 잘해서 주는 게 아니라 네가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주는 상이다'라고 생각했다. 한국 오는 내내 저만의 숙제를 안고 오는 거 같아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양진모 편집 감독은 "스태프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과거 박경림 씨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함께 과제를 했었는데.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만난 분을 십 몇 년이 지나 이 자리에서 만나니 신기할 따름이다. 비현실적이다"라며 내내 감탄했다.

또한 이하준 미술 감독과 양진모 편집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감독은 "사실 수상 소감도 준비 했었다. ADG 때 너무 떨어서 말을 다 못했기 때문이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빼곡하게 적어놨었다. 우선 다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더라. 제일 처음에는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외 모든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서두에 써놨다.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준비했었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양진모 편집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반대로 양 감독은 수상소감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하준 감독님께도 말했었다. 준비하면 부정 탄다고. 그래서 준비하지 말자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준비 안 해도 못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아쉽게 미술상·편집상을 받지 못했지만 이하준 미술감독은 아시아 영화 최초 제24회 미술감독조합상(ADG)에서 현대극 부문 미술상을 수상했고, 양진모 감독은 비 영어 최초 미국 영화편집자협회(ACE) 장편영화 드라마 부문 편집상을 수상하는 등 유수 영화제에서 이름을 떨쳤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지난 5월 국내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고 오는 2월 26일에는 흑백판으로 재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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