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는 3800만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지난해 손해율이 130%를 넘어선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손보업계 손인은 9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 1월부터 과거 실손보험 상품에 가입한 고객을 신실손으로 전환시키면 설계사에게 1건당 백화점상품권 2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통상 40대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방문 진단심사 대상이 대폭 확대되는 등 실손보험 가입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방문 진단은 간호사가 실손보험 가입 희망 고객을 찾아가 혈압, 혈액, 소변 검사 등을 해 보험 가입 여부를 심사하는 방식이다.
메리츠화재도 1월부터 기존 66세 이상만 했던 방문 진단심사를 61세 이상으로 바꿨다. 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3월부터 방문 진단심사 기준을 61세에서 30세로 대폭 낮춰 과거 병력이 있는 가입 희망 고객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한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지점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매월 손해율이 140% 이상인 지점의 경우 30~60대 가입 희망 고객은 비급여 특약 가입하려면 방문 진단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실손보험 관리에 들어간 이유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실손보험 누적 손해율은 130.9%로, 전년 동기 대비 9.1%포인트 상승했다. 이로 인해 2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손보사는 올해 2009년 이전 판매한 구실손보험의 보험료를 오는 4월 평균 9.9% 인상한다. 2017년 4월 이전 판매한 표준화실손보험도 지난달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한 바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는 적자를 기록할 만큼 실손보험 손해율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금융당국의 압박에 보험료 인상 폭도 제한돼 결국 가입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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